서울 46개단지 대상…강남3구 절반이상 집중
부과 지연땐 소송·이중가격 등 사업차질 우려
|
2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는 강남권 재초환 부담금 부과 1호 단지로 꼽히는 '반포센트레빌아스테리움'(반포현대아파트 재건축 단지)에 연내 부담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이 단지는 2021년 7월 입주한 2개 동, 108가구 규모다. 서초구는 재초환법 제18조에 따라 개발이익환수법을 준용하면 부담금 징수권의 소멸시효가 5년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준공 시점을 기준으로 시효를 계산해야 하며, 올해를 넘기면 부과 권리가 소멸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반면 국토부는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2023년 12월 신설된 재초환법 부칙 제3조 특례는 개정법 시행 전에 부과 종료 시점이 도래한 사업도 시행일 이후 부담금을 결정·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를 근거로 소멸시효 역시 개정법 시행일인 2024년 3월부터 5년을 적용해 2029년까지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해석에 따라 부과 기한은 단지별 준공일로부터 5년이 되는 시점 또는 2029년으로 갈린다. 전자를 적용하면 준공 시점이 오래된 단지부터 부과 시효가 임박해 지자체가 산정 절차를 서둘러야 한다. 반면 국토부 해석을 따르면 개정법 시행 전에 준공된 단지들은 2029년이라는 공통된 시한을 적용받는다.
부과 대상이 서울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서울에서 재초환 부담금 부과가 예상되는 단지는 46곳, 예상 부담금 총액은 2조1690억원이다. 이 가운데 25곳(54.3%)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 몰려 있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를 재건축한 '래미안 트리니원'은 5149억원, 용산구 '한강맨션'은 4722억원의 부담금이 예상된다. 신규 택지가 사실상 고갈된 서울에서 정비사업이 주요 주택 공급 수단이라는 점에서 재초환 논란은 개별 조합의 손익을 넘어 도심 공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준공 후 5년' 해석이 적용되면 시효가 임박한 단지를 중심으로 부담금 부과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 조합의 자료 제출과 한국부동산원의 주택 가액 조사 등 검증 절차가 단기간에 집중되면 산정 오류 논란과 행정소송이 잇따를 수 있다. 반대로 지자체가 국토부 해석에 따라 부과를 미뤘다가 법원이 5년 시효를 인정하면 조합이 시효 완성을 근거로 처분의 효력을 다툴 가능성도 있다.
2029년까지 부과할 수 있다는 해석이 적용되더라도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지자체가 부과 시점을 정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이어질 수 있고, 이미 입주한 단지에서는 부담금 납부 주체에 따라 매물 가격이 달라지는 이중가격 현상이 장기화할 수 있다. 실제 래미안 트리니원 전용 84㎡는 매도자가 부담금을 내는 조건의 매물이 57억원, 매수자가 별도로 부담하는 조건의 매물이 51억5000만원에 나와 있다.
주택 공급 확대가 시급한 상황에서 재초환 부과 기준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 재건축 초기 단계 단지들이 조합 설립이나 관리처분계획 수립을 늦추며 관망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정부의 공급 확대 기조와 엇박자가 나지 않도록 부과 시효와 적용 기준을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남권 한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재초환 기준이 명확해지기 전까지는 사업 일정을 서두르기보다 소송과 제도 변화를 지켜보자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