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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전자에 이어 바이오도…노사 리스크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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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현 기자

승인 : 2026. 10. 2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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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품질검사 등 일부 부서 파업 검토
생산공정에서는 단계적 쟁의 범위 확대
법원 결정에 재항고…28일 노사 대화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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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도 생산공정의 쟁의행위를 제한하는 법원 결정이 나오면서 삼성 계열사의 노사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은 법원이 쟁의행위 제한 대상을 기존 3개에서 9개 작업으로 확대하자, 당초 예정했던 3주간의 전면 총파업을 잠정 연기하고 선택적·단계적 파업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재항고 방침도 밝히면서 생산 안정성과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둘러싼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2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은 국회 소통관에서 쟁의행위금지가처분 항고심 결정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재항고 방침을 밝혔다. 노조는 법원이 보안작업의 범위를 지나치게 넓혀 사실상 파업권을 무력화했다며 국회와 정부에 보안작업의 인정 범위와 기준을 명확히 하는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이번 논란은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공정에 이어 바이오의약품 제조공정에서도 쟁의행위 제한 범위를 둘러싼 법적 판단이 나오면서 불거졌다. 지난 5월 법원은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공정에서 웨이퍼 변질 방지 등을 위한 작업을 보안작업으로 인정했다. 지난 16일에는 서울고등법원 인천재판부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쟁의행위금지가처분 항고심에서 쟁의행위 제한 대상을 기존 3개에서 9개 작업으로 확대했다.

항고심은 1심과 달리 배양·정제 등 주요 생산공정을 원료와 제품의 변질·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보안작업으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파업 이전에 시작된 생산은 쟁의 기간에도 평상시 수준의 인력과 가동시간, 규모를 유지해야 한다.

법원은 바이오의약품 제조공정의 특수성을 고려했다. 살아 있는 세포를 이용하는 생산 특성상 공정이 중단되면 원료와 제품이 변질되거나 의약품 공급에 차질이 생겨 환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파업 이후 새롭게 해동한 세포주에 대한 작업은 보안작업 대상에서 제외해 신규 생산을 거부할 여지는 남겼다.

법원 결정으로 전면파업이 어려워지자 노조는 쟁의행위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당초 26일부터 3주간 예정했던 전면 총파업을 잠정 연기하고, 생산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서를 중심으로 선택적 파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생산공정에서는 기존 작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맞춰 신규 작업을 중심으로 쟁의 범위를 순차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재성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 위원장은 "전면적 파업보다는 부분적으로 집중해서 파업하겠다"며 "물류 관련 조직이나 품질검사(QC) 부서 등 간접적으로 공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서들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업 이후 새롭게 해동한 세포주는 보안작업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생산공정별로 작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맞춰 순차적으로 파업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조가 파업 전략을 수정했지만 법원 결정의 정당성을 둘러싼 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노동조합법 제38조 제2항은 원료나 제품의 변질·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을 쟁의행위로 중단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노조는 제품 변질을 막는 데 필요한 작업과 평상시 생산을 유지하는 작업은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요 생산공정 전반에 보안작업 의무를 적용하면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과도하게 제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박 위원장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필수공익사업에서도 파업 중 유지할 업무를 필요 최소한으로 정한다"며 "이번 결정은 보안작업이라는 이유로 주요 생산공정을 평상시처럼 가동하도록 해 헌법상 단체행동권을 과도하게 제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석윤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도 "원료와 제품의 변질을 막기 위해 필요한 작업과 평상시와 같이 생산을 계속하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며 "보안작업은 필요한 범위에서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 측 법률대리인인 김수영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는 "변질 방지가 목적인 작업과 부가가치를 만드는 생산 작업을 구별한 1심과 달리, 항고심은 멈추면 손해가 나는 연속공정 전부를 보안작업으로 인정했다"며 "이러한 해석이라면 연속 생산공정을 갖춘 다른 산업에서도 파업권이 무력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도 보안작업 인정 범위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연속 생산공정을 갖춘 산업에서 파업권을 어디까지 보장할 것인지가 과제로 남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결정으로 기존 생산공정의 중단 위험을 낮췄지만, 노조가 물류·품질검사 등 일부 부서의 파업과 단계적 쟁의행위를 추진하면서 갈등은 이어질 전망이다.

노사는 오는 28일 비공식 대화를 갖고 향후 교섭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전면 총파업이 잠정 연기된 상황에서 양측이 교섭의 접점을 찾을지, 노조가 선택적·단계적 파업을 구체화할지가 향후 노사 갈등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배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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