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예산 증액… 업계 최고 수준 목표
은행권 AI 방어 구축… 신뢰 회복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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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권 연쇄 해킹으로 약 2만5000명 규모의 정보 유출 피해를 입은 신한은행이 인력·시스템·예산을 아우르는 보안 강화에 나서고 있다. 올해 정보보호 예산이 400억원 안팎으로 5대 은행 중 가장 적었던 상황에서 대규모 해킹사고로 홍역을 치른 만큼, 기존 보안 관리체계의 허점을 대대적으로 보완해 고객 신뢰를 되찾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은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인프라 보안 대응 전담반을 꾸리고 사내 시스템 1000개의 운영관리 업무를 자동화해 보안 취약점 대응 속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내년 정보보호 예산도 업계 최고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잇단 해킹 위협에 대응해 AI(인공지능) 기반 방어 기술을 도입하고 정보보호 예산을 확충하는 등 보안 태세 재정비에 고삐를 죄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인프라 보안 대응 전담반 구축' 등 3건의 입찰 공고를 잇달아 내고 보안체계 고도화에 본격 착수했다. 신한은행은 우선 기존 보안 패치 담당 인력을 보강해 전담반을 꾸리고, 주전산센터와 재해복구센터 등에 외부 전문가를 상주시킨다는 계획이다. 전담반은 서버와 소프트웨어의 취약점을 분석하고, 보안 패치의 적용과 점검 업무를 맡는다. 랜섬웨어 등 사이버 위협이 잇따르면서 제조사 등이 배포하는 최신 보안 패치를 은행 전산시스템에 신속히 적용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전산시스템의 보안 작업 효율화도 함께 추진한다. 사내 시스템 1000여 개를 대상으로 운영관리 자동화 솔루션을 구축하고, 전자금융기반시설과 전산시스템 취약점 대응 및 패치·업그레이드 등 반복 작업을 자동화할 계획이다. 취약점 발견부터 조치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 밖에도 신한은행은 자체 점검과 외부 검증을 병행하는 '투트랙' 진단을 진행하고, 긴급 도입한 외부 전문가 서비스를 상시 계약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AI가 공격을 자동 식별·통제하는 차세대 보안관제센터 구축에도 나선다.
신한은행이 대대적인 보안체계 고도화에 나선 배경에는 최근 금융권에서 잇따라 발생한 해킹 사고가 있다. 금융보안원에 따르면 올해 9월 말까지 금융권 해킹 시도는 총 4298만9474건으로, 2022년(183만5668건)보다 20배 이상 폭증했다. 금융당국이 지난 14일까지 파악한 개인정보 유출 규모도 16개 금융사에서 약 10만건에 달한다. 특히 신한은행에서는 고객 약 2만5000명의 정보가 유출돼 KB국민은행(119명)과 하나은행(89명)에 비해 피해 규모가 훨씬 컸다. 이에 신한은행 내에서도 이번 사고를 계기로 보안 취약점 관리와 상시 점검 체계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AI와 차세대 방어 기술을 앞세워 보안 태세를 서둘러 재정비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연내 AI 위협 대응 체계를 갖추는 동시에 서버 주소를 수시로 바꿔 해커의 공격을 피하는 기술을 검증 중이며, 하나은행도 이상 징후 탐지 체계 고도화와 차세대 암호 기술 도입에 나섰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AI 기반 모의 해킹과 보안관제 전환에 초점을 맞췄다. 우리은행은 AI 모의 해킹과 웹·앱 전수 점검을 거쳐 AI 보안관제로 전환할 계획이고, 농협은행도 연내 서버 위협 탐지 시스템을 도입한 뒤 내년에 생성형 AI 관제와 모의 공격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보안 예산과 전문인력 확충을 둘러싼 은행권 경쟁 역시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신한은행의 정보보호 예산은 405억9100만원으로 5대 은행 중 가장 적었다. KB국민은행이 860억75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NH농협은행(801억3400만원), 하나은행(636억3500만원), 우리은행(615억6600만원)이 뒤를 이었다. 이에 신한은행은 주요 은행의 최근 3년간 예산 편성·집행 내역을 분석해 내년 정보보호 예산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올해 예산 규모가 가장 큰 KB국민은행도 내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1000억원 이상을 편성한다는 구상이다. 우리은행 역시 올해보다 정보보호 예산을 20% 이상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인프라 보안 사업은 개별 사고 조치를 넘어 시스템 전반의 보안·관리 체계를 고도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반적인 정보보호 관리체계를 재점검하고 보안관리 강화와 취약점 점검 및 개선 활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