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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룩백’, 창작의 이유를 다시 바라보게 해 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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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이다혜 기자

승인 : 2026. 10. 07.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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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모토 타츠키 동명 만화 실사화, 데구치 나츠키·마키타 아쥬 호흡
35㎜ 필름에 담은 두 소녀의 시간, 현장에서 생기는 힘 믿어
"데뷔 때부터 함께한 부산, 애착 깊어,다음 작품으로 다시 오고파"
'룩백'으로 영화제 찾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룩백'으로 영화제 찾은 고레에다 히로카즈/연합뉴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후지모토 타츠키의 만화 '룩백'을 실사 영화로 옮겼다. 원작을 읽고 "왜 창작을 하는가"라는 질문을 마주했다는 그는 두 소녀가 그림으로 이어지고 멀어지는 시간을 35㎜ 필름에 담았다.

갈라 프레젠테이션 '룩백' 기자회견이 7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고레에다 감독을 비롯해 배우 나나세 후리·데구치 나츠키·마키타 아쥬·오카다 로카가 참석했다.

'룩백'은 학교 신문에 4컷 만화를 그리며 자신의 재능을 믿었던 후지노가 학교에 나오지 않는 쿄모토의 그림을 접하면서 시작된다. 서로 다른 두 소녀는 만화를 통해 가까워지고 함께 꿈을 향해 나아가지만 예상하지 못한 갈림길을 맞는다. 후지모토 타츠키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데구치 나츠키와 마키타 아쥬가 두 소녀를 연기했다.

고레에다 감독이 원작을 처음 만난 건 영화화를 염두에 둔 때가 아니었다. 그는 "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해 그날 밤 집에서 읽었는데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며 "'왜 창작을 하는가' '왜 이야기를 하는가' '왜 영화를 만드는가'라는 질문을 받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창작자들이 짊어지고 있는 것, 창작이라는 업에 관한 이야기라고 느꼈다. 원작을 통해 저 역시 다시 영화와 마주하게 됐다"며 "만화와 영화의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가'라는 질문을 계속하면서 작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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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구치 나츠키(왼쪽 시계방향)·마키타 아쥬·나나세후리·오카다 로카/연합뉴스
두 소녀의 관계를 그리는 과정에서는 배우들이 함께 보내는 시간을 자연스럽게 담는 데 집중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마치 제 딸들 같은 느낌도 있었다. 현장 분위기가 평화롭고 편안했다"며 "세세하게 연출하기보다 네 배우가 함께 공유하는 시간과 장소, 빛의 변화를 정성스럽게 담고 싶었다"고 밝혔다.

마키타 아쥬는 후반부 홀로 남겨지는 장면을 촬영하며 쿄모토의 빈자리를 실감했다고 했다. 그는 "감독님이 '쿄모토를 느껴달라'고 말씀하셨다"며 "계속 함께 촬영하다 갑자기 혼자가 되니 쓸쓸하고 외로웠다. 함께 있는 것 같으면서도 허망한 감정을 느끼며 촬영했다"고 전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두 사람이 지나온 시간을 일본의 사계절과 함께 담기 위해 35㎜ 필름 촬영을 택했다. 그는 "영화가 결정됐을 때부터 35㎜로 사계절을 담고 싶다고 제안했다"며 "필름은 지금 이 순간, 여기에서 벌어지는 것에 집중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반 작업에서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어느 정도 차단하고 현장에 긴장감을 만든다"며 "그 긴장감이 모였을 때 생기는 힘이 작품에 담기고 관객에게도 전달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실사 영화 안에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것도 눈에 띈다. 후지노와 쿄모토가 함께 꿈꿨지만 끝내 이루지 못한 미래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고레에다 감독은 "후지노가 편의점에서 자신들의 작품이 상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내 꿈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미래에 두 사람이 다시 만났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어느 순간 끊겨버린다"며 "쿄모토의 방에서 이루지 못한 두 사람의 꿈을 다시 바라보는 부분은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중간쯤에서 쿄모토가 그린 배경 속 이루지 못한 꿈이 움직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작품을 들고 부산을 찾은 소감도 전했다. 지난해에 이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데구치 나츠키는 "이번에는 모두 함께 올 수 있어 기쁘다"고 했고, 처음 부산을 찾은 마키타 아쥬는 "개막식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 귀중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나나세 후리는 "베니스와 한국의 레드카펫 분위기가 달랐다"며 "긴장했지만 관객들이 손을 흔들어줘 즐거웠다"고 했다.

고레에다 감독에게 부산국제영화제는 데뷔 초기부터 꾸준히 작품을 선보여온 곳이다. 그는 "데뷔했을 때부터 계속 초청받아 찾아왔던 곳이라 제게도 애착이 있다"며 "부산이라는 도시와 영화제에 다시 작품을 가지고 올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룩백'은 8일 국내에서 개봉한다.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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