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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도 삭제동의한 ‘유엔패전국 조항’…다카이치 발언 日언론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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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도쿄 특파원

승인 : 2026. 09. 2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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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 "中공세 빌미", 산케이 "中도 삭제 동의"
2005년 유엔 정상회의서 삭제방침 합의, 조문은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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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에서 연설하는 다카이치 총리/AFP=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유엔 '구적국조항' 삭제 요구를 둘러싸고 일본 언론에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이 반발하자 아사히신문은 중국에 공격 재료를 줄 수 있다는 정부 내 우려를 전했다.

반면 산케이신문은 중국도 삭제에 동의했던 조항이라며, 중국의 반발을 앞세워 총리 발언을 문제 삼는 보도를 비판했다.

논쟁은 다카이치 총리의 지난 22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시작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을 겨냥한 유엔 헌장의 구적국조항을 조속히 삭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2005년 유엔 회원국 정상들이 삭제 방침에 합의한 만큼 이를 이행하라는 요구였다. 일본 총리가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 문제를 제기한 것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 이후 21년 만이다.

중국은 곧바로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구적국조항이 군국주의의 재등장을 막는 데 여전히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앞서 다카이치 정권의 안보정책을 '신형 군국주의'라고 비판하며 이 조항을 대일 압박에 이용해 왔다.

중국의 주장에는 과거 유엔에서 취한 입장과 어긋나는 대목이 있다. 구적국조항은 일본과 독일 등 2차대전 패전국을 염두에 둔 규정이다. 유엔총회는 1995년 이 조항이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삭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2005년 정상회의 결과문서에서도 중국을 포함한 회원국들이 삭제 방침을 재확인했다. 헌장 개정이 이뤄지지 않아 조문은 남아 있지만, 중국도 삭제 방향에는 동의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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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산케이신문이 28일 유엔 헌장의 구적국조항 삭제 요구와 중국의 반발을 다룬 기사. 산케이는 중국도 21년 전 조항 삭제에 동의했다는 점을 제목에서 강조했다. /최영재 도쿄특파원
이런 상황에서 일본 언론의 시선은 다카이치 총리의 대응으로 향했다. 아사히신문은 27일 구적국조항을 연설에 넣는 데 총리의 강한 의향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정부 안에서는 중국이 일본을 비판하는 데 이용할 수 있어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됐다는 우려도 나왔다고 전했다. 조항 삭제 요구의 근거와 별개로, 중국과의 갈등 속에서 이를 유엔 연설에 담은 판단을 따져본 것이다.

산케이신문의 평가는 달랐다. 산케이는 중국의 반발을 강조한 마이니치신문 등의 보도를 거론하며, 마치 다카이치 총리가 새로운 문제를 일으킨 듯한 인상을 준다고 비판했다. 중국도 삭제에 동의한 사실을 먼저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사히의 정부 내 우려 보도와 산케이의 마이니치 보도 비판은 대상이 다르지만, 총리 발언에 따른 외교적 부담을 중시할지, 중국 주장의 모순을 먼저 지적할지에서 시각이 갈린다.

중국은 구적국조항이 유엔 헌장에 남아 있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1995년 유엔총회의 삭제 추진 결정에 찬성했고 2005년 회원국 정상들의 삭제 합의에도 참여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연설이 중국에 공세의 빌미를 줬는지를 두고 일본에서 논쟁할 수는 있다.

다만 중국이 과거 합의는 뒤로 밀어놓고 남아 있는 조문을 대일 압박의 근거로 삼는 방식도 함께 봐야 한다.

전쟁사의 경우 1945년 연합국 편에서 싸우고 유엔 헌장에 서명한 중국 정부는 장제스가 이끄는 중화민국 정부였다. 중화인민공화국 정부가 유엔에서 중국을 대표하게 된 것은 1971년이다.

이번 공방은 중국이 과거의 합의와 역사를 현재의 외교적 목적에 맞춰 선택적으로 내세울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도 중국과 역사·안보 문제로 맞설 때 이 같은 해석과 공세를 예상하고, 관련 기록과 합의를 근거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최영재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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