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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 주차장’ 로로선, 유럽서 주목…HD현대重 3362억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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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

승인 : 2026. 09. 2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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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로선
/해당 이미지는 AI가 만들었습니다.
바다 위를 떠다니는 거대한 주차장이 있다. 육상과 선박을 연결하는 경사로(램프)를 따라 자동차와 트럭 등이 줄지어 배 안으로 들어서고, 선내 여러 층에 마련된 공간을 차곡차곡 채운다. 출항할 때는 램프를 선체에 밀착시켜 닫기 때문에 밖에서 바라보면 수많은 차량을 품은 거대한 철제 벽과 같은 모습이 된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다시 램프가 열리고 차량들이 줄지어 육지로 빠져나온다.

이처럼 화물을 크레인 등 별도의 하역장비로 들어 옮기지 않고 '굴려서 싣고(Roll-on), 굴려서 내리는(Roll-off)' 선박이 '로로(RoRo)선'이다.

로로선의 가장 큰 경쟁력은 '시간'이다. 화물을 크레인으로 하나씩 싣고 내리는 과정이 없어 항만에 머무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국가를 잇는 단거리 해상운송이 발달한 유럽에서 로로선이 주요 운송수단이 된 이유로도 꼽힌다. 유럽연합(EU) 통계기구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2024년 EU 주요 항만에서 처리된 단거리 해상운송 화물 가운데 로로 화물은 2억7500만톤으로 전체의 16.7%를 차지했다.

◇유럽서 3362억원 일감 확보…HD현대重, 로로선 2척 수주
HD현대중공업이 최근 새로 확보한 일감도 유럽 선사가 발주한 로로선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유럽 소재 선사와 로로선 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수주금액은 총 3362억원으로 척당 약 1681억원 규모다.

이번 선박은 6700레인미터급으로 건조된다. 레인미터는 로로선 내부에 차량을 실을 수 있는 차로의 총길이를 나타내는 단위로, 선내 여러 갑판에 마련된 차량용 차로를 모두 이었을 때 6.7㎞를 뜻한다. 기존 5000레인미터급 선박보다 갑판을 한층 추가하고 트레일러 화물 운송에 맞춰 선내 공간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며, 상부 갑판까지 차량이 직접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연료 효율도 높였다. 선박 한 척당 연료 소비량은 기존 5000레인미터급과 비슷하지만, 적재 능력이 늘면서 화물 톤·㎞당 연료 효율은 30~40% 개선된다. 선박 건조는 2028년애 시작해 2029년 중에 인도될 예정이다.

◇'로로선 강자' 미포 경험 잇는다
이번 수주는 지난해 말 HD현대중공업에 흡수합병된 HD현대미포의 로로선 건조 경험이 이어지는 사례이기도 하다. 합병 전 HD현대미포는 중형선 분야에서 로로선을 주요 선종 중 하나로 건조해왔다.

유럽 선사를 대상으로 한 건조 경험도 쌓아왔다. 지난해 3월에는 룩셈부르크 선사에 국내 최초 하이브리드 추진 로로선을 인도했다. 길이 234m, 너비 35m 규모에 8개 화물 갑판을 갖춰 트레일러 약 510대와 승용차 920대를 동시에 실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지난해 말 합병으로 HD현대중공업은 HD현대미포가 쌓아온 중형선 건조 역량까지 갖추게 됐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로로선은 HD현대미포가 과거부터 꾸준히 건조해온 선종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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