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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주요 인물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는 것 자체는 문제는 아닙니다. 기자도 취재 과정에서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파악하고, 어느 업종·조직에서든 업무상 필요한 인물정보를 확인하는 일은 흔한 풍경입니다. 한전 역시 국회와 지방정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상대하는 만큼 외부 인사의 정보를 조회하고 확인하는 것 자체는 특별한 일이 아닐 것입니다.
다만 업무상 상대방의 이력과 경력을 확인하는 것을 넘어 가족·지인의 정보까지 포함하도록 기준을 정해뒀다는 게 특이한 점입니다. 한전이 업무상 필요하다고 보는 인물 정보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확인해봤습니다. 우선 다른 공공기관의 경우도 상용 인물조회는 사용하는 경우가 있지만, 한전 처럼 이렇게 구체적으로 정보 제공 기준을 잡아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한전이 설명한 인물정보 조회 서비스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전력산업 관련 외부 이해관계자와 업무 협의를 할 때 필요한 기초 직무정보를 확인하고, 외부위원 위촉 과정에서 결격사유나 이해충돌 여부를 사전에 검증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한전이 직접 개인정보를 수집해 데이터베이스(DB)를 만드는 것도 아니고, 언론사나 전문업체가 이미 구축한 상용 인물정보 DB를 계약해 조회하는 방식이랍니다.
그럼에도 가족과 지인의 정보 등은 왜 필요할까요. 한전은 이들 항목이 용역업체의 상용 서비스에서 일반적으로 제공하는 정보 범위를 규격서에 적어놓은 것이라고 합니다. 실제 업무에서는 직무 관련 정보만 활용하고, 별도로 저장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지 않은 채 단순 경력 조회 용도로 이용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그렇다면 한전의 설명대로 실제 업무에 쓰지 않는 정보라면, 가족·지인의 이름과 생년월일, 종교·취미 같은 항목까지 굳이 발주 규격에 명시할 필요가 있는지는 짚어볼 대목입니다. 과거 시방서도 하나씩 대조해봤습니다. 확인한 문건마다 결과는 같았습니다. 한전이 발주한 2014년 인물정보 조회 시방서에도 종교와 취미, 가족·지인과의 관계, 이들의 이름과 생년월일이 제공 정보에 포함돼 있었고, 이 항목은 올해까지 동일했습니다. 12년 동안 반복된 규격이라면 단순히 상용 솔루션의 정보 범위를 옮겨 적었다는 설명만으로 넘기기에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개인정보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12년 전과 크게 달라졌습니다. 지금은 '개인' '정보'란 단어만 들어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국민적 민감도가 큰 시기입니다. 한전의 설명처럼 상용 인물정보 서비스에 포함된 정보를 규격서에 기재한 것이고, 실제 이용은 직무 관련 정보로 제한하고 있다면 다행입니다. 다만, 상용 서비스에 포함된 정보라 하더라도 조회할 수 있는 정보의 범위가 넓을수록 실제 업무에 어떤 정보를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도 그만큼 분명해야 할 것입니다. 개인정보를 둘러싼 사회의 기준이 달라진 만큼, 12년째 이어져 온 한전의 인물정보 조회 범위도 한번쯤 들여다볼 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