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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잘나가는 트레이더스 품은 이마트…월계점서 ‘복합마트’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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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연 기자

승인 : 2026. 08. 2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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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첫 ‘스타필드 마켓’ 27일 문 열어
이마트·트레이더스 한 공간서 시너지 실험
전문점·F&B 더해 ‘교차 소비’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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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필드 마켓 월계점의 '햇빛광장' 전경./이창연 기자
"이제는 장만 보고 나가는 곳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여러 매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입니다."

27일 서울 노원구 스타필드 마켓 월계점. 매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상품 진열대가 아닌 탁 트인 '햇빛광장'이었다. 2층으로 시선을 옮기면 책장이 늘어선 '북 그라운드'가 자리했고, 주변으로 스타벅스와 어린이를 위한 '키즈 그라운드'가 이어졌다. 장을 보기 위해 목적지를 향해 곧장 이동하던 기존 대형마트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이마트가 이날 월계점을 서울 첫 '스타필드 마켓'으로 새롭게 열었다. 전국에서는 죽전·일산·동탄·경산에 이은 5번째 점포다. 하지만 월계점에는 앞선 4개 점포와 다른 실험이 하나 더해졌다. 스타필드 마켓 최초로 이마트와 트레이더스를 한 공간에 넣은 것이다. 여기에 전문점과 식음료(F&B), 문화·휴식 공간까지 한데 묶었다.

단순히 고객이 오래 머무는 '체류형 마트'를 만드는 데서 한발 더 나간 셈이다. 월계점에서는 서로 구매 목적이 다른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고객을 한 공간으로 끌어들여 두 매장 사이의 '교차 소비'를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실제 고객은 한 번의 방문으로 두 가지 방식의 장보기가 가능하다. 이마트에서 당장 필요한 식재료와 생필품을 소량으로 사고, 트레이더스에서는 육류나 생수 등 대용량 상품을 구매하는 식이다. 같은 식료품을 취급하더라도 상품 구성과 용량, 가격 전략이 다른 만큼 두 매장을 경쟁시키기보다 서로의 빈틈을 채우겠다는 구상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와 트레이더스가 한 공간에 있다고 해서 서로 고객을 뺏는 카니발리제이션이 발생한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두 매장은 상품 구성과 가격대, 구매 목적이 달라 오히려 한 번 방문했을 때 양쪽을 함께 이용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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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필드 마켓 월계점 2층 중앙부 전경./이창연 기자
◇잘나가는 트레이더스와 한집살이…'0.2% vs 10.3%'

이마트가 두 업태의 결합을 실험하는 배경에는 최근 엇갈린 성장세도 있다. 올해 2분기 이마트 할인점 부문의 총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쳤고 27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반면 트레이더스 매출은 9927억원으로 10.3% 증가했고 영업이익 346억원을 기록했다.

성장세가 확인된 트레이더스를 기존 할인점과 한 공간에 배치함으로써 집객력을 공유하고, 이를 이마트의 구매로까지 연결할 수 있는지가 월계점 실험의 관건인 셈이다. 단순히 방문객을 늘리는 것을 넘어 실제 고객이 두 매장을 오가며 지갑을 여는지가 향후 성과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고객의 동선을 이마트와 트레이더스에서 끝내지도 않았다. 장을 보러 온 고객이 화장품을 사고 식사를 하거나, 아이와 시간을 보내면서 의류까지 둘러볼 수 있도록 외부 전문점도 대폭 끌어들였다.

1층 올리브영은 기존 40평에서 120평으로 세 배 커졌다. 2층에는 신세계팩토리스토어와 데카트론, ABC마트가 들어섰고 오는 11월에는 유니클로와 무인양품도 문을 연다. F&B 브랜드 역시 약 80%를 교체하거나 재배치했다. 기존 고객 반응이 좋았던 애슐리 퀸즈는 남기고 시마스시와 서청미역, 소이연남 등을 새로 들였다.

이마트가 직접 상품을 파는 공간만 늘리는 대신 집객력이 검증된 외부 브랜드를 곳곳에 배치해 고객의 방문 목적 자체를 다양하게 만든 것이다. 이마트와 트레이더스에서 시작된 쇼핑 동선을 전문점과 외식까지 연결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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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필드 마켓 월계점의 특화존 '키즈 그라운드'./이창연 기자
◇장보고 끝이 아니다…가족 하루 동선 매장 안으로

상품을 더 진열할 수 있는 공간을 과감히 비운 것도 눈에 띄었다. 월계점은 30~40대 유아 동반 가족을 핵심 고객층으로 잡고 휴식·문화 공간을 약 180평 규모로 확대했다. 2층 중앙의 '북 그라운드'만 157평에 달한다.

아이들의 공간도 한곳에 몰아넣지 않았다. 북 그라운드 옆에는 3세 이상 어린이가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푸드코트에는 영유아가 이용할 수 있는 별도의 놀이 공간을 배치했다. 주변에는 스타벅스와 영풍문고, 챔피온 키즈카페, 푸드코트 등이 이어진다.

부모가 장을 보는 동안 아이가 시간을 보내거나, 가족이 식사한 뒤 책을 보고 다시 쇼핑을 이어가는 식으로 '장보기 전후'의 시간을 매장 안에 붙잡아두려는 설계다. 대형마트의 핵심 공간을 상품 판매가 아닌 휴식과 놀이에 내준 이유도 결국 체류시간을 소비로 연결하기 위해서다.

월계점이 자리한 상권도 이 같은 실험에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영업면적 6590평(2만1785㎡) 규모인 월계점은 노원·성북·도봉 등 서울 동북권 약 140만명을 배후 수요로 두고 있다. 인근 노후 주거지역의 재개발이 진행 중이고 교통 인프라 확충도 예정돼 있어 향후 가족 단위 수요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앞선 스타필드 마켓의 성적표는 일단 긍정적이다. 이마트가 2024년 죽전점을 시작으로 일산·동탄·경산점까지 확대해 온 기존 4개점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 전체 매출 증가율 2.7%의 10배가 넘는다.

관건은 이마트와 트레이더스의 결합이 실제 '교차 소비'로 이어지느냐다. 월계점은 이마트가 꺼내든 새로운 복합마트 모델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월계점은 이마트와 트레이더스의 상품 경쟁력에 전문점과 F&B, 문화·휴식 공간을 함께 구성해 고객이 한 번 방문했을 때 다양한 매장을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점포"라며 "고객들의 이용 행태와 반응을 살펴보면서 스타필드 마켓을 이마트의 오프라인 경쟁력을 높이는 모델로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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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필드 마켓 월계점 오픈에 맞춰 줄 선 고객들./이마트
이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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