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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노종관 천안시의원, 오비이락… 의혹보다 ‘절차와 사실’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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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배승빈 기자

승인 : 2026. 08. 2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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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부 배승빈 기자.
까마귀가 날아오른 순간 배가 떨어졌다고 해서 곧바로 까마귀를 의심하는 것이 과연 정당할까. 우연한 시기의 일치가 억울한 누명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일컬어 '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 부른다.

최근 노종관 천안시의원을 둘러싼 이해충돌 의혹을 취재하면서 이 고사성어가 떠올랐다. 노 의원의 의회 입성 이후 특정 업체와 천안시 간 계약 규모가 늘었다는 사실만 놓고 보면 의심의 눈길이 갈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단순한 시점의 일치가 아니라 계약이 어떤 절차를 거쳐 이뤄졌고, 실제로 부당한 영향력이 행사됐는지 여부다.

논란의 핵심은 노 의원이 사내이사로 등록돼 있던 웅진보안시스템과 천안시의 계약 규모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취재 결과 논란이 된 고액 계약은 노 의원이 영향력을 행사해 따낸 수의계약이 아니었다.

조달청 다수공급자계약(MAS) 2단계 경쟁을 통해 5개 업체가 경쟁했고 그 결과에 따라 낙찰자가 결정됐다. 사업 부서와 계약 부서 역시 철저히 분리돼 있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노종관 의원이 그 경쟁 과정에 실제로 개입했는가'다.

단순히 계약 규모가 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이 질문에 답할 수 없다. 공개적인 경쟁 절차가 있었고 계약 담당 부서가 별도로 존재했다면, 실제 영향력 행사 여부를 입증할 구체적인 근거가 제시되어야 한다.

계약 건수가 늘어난 부분 역시 수치만 볼 것이 아니다. 무인경비 용역의 특성상 읍·면·동 등 사업 대상별로 계약이 나뉘면서 건수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계약 건수 증가라는 결과와 노 의원의 영향력으로 특혜를 받았다는 주장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은 노 의원이 보유했던 29% 지분에 대한 백지신탁이다. 노 의원의 백지신탁은 이번 의혹이 불거진 이후 여론에 떠밀려 뒤늦게 이뤄진 조치가 아니었다. 논란이 제기되기 전에 이미 백지신탁을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논란이 터진 뒤 급하게 이해관계를 정리한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이미 지분을 정리했다면 이는 사후 대응이 아닌 사전에 이해충돌 소지를 차단하려 한 자발적 조치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국민권익위원회 역시 지분 보유나 친형제의 대표이사 재직 사실만으로 수의계약 체결이 제한되는 것은 아니며, 지방의회의 포괄적인 예산안 심의·의결만으로 곧바로 회피 의무가 발생하는 것도 아니라는 취지의 유권해석을 내놨다.

물론 이것이 모든 의혹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지방의원의 겸직과 이해충돌 문제는 시민의 신뢰와 직결되는 만큼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그러나 엄격한 검증과 무분별한 낙인은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

노종관 의원에게 실제로 부당한 영향력이 있었다면 그 행위와 근거를 밝혀내면 된다. 반대로 공개경쟁과 계약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됐고 의원의 개입 사실도 확인되지 않는다면 단순한 계약 증가만으로 특혜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

의혹은 제기할 수 있지만, 의혹이 곧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노 의원은 논란이 불거지기 전부터 지분을 백지신탁하는 등 이해충돌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차단했다. 이러한 사실을 외면한 채 의회 입성 후 계약 증가라는 프레임만 반복하는 것은 공정한 검증이 아닌 특정한 결론을 정해둔 비난에 가깝다.

지방의원의 이해충돌 여부는 감정이 아니라 자료와 절차로 판단해야 한다. 이번 사안에서 중요한 것은 언제 계약이 늘었느냐가 아니라 왜 늘었으며, 그 과정에서 누가 어떤 영향력을 행사했느냐다.

까마귀가 날았고 배가 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까마귀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의혹보다 사실을 먼저 보고, 시점보다 절차를 먼저 살펴야 한다. 그것이 공정한 검증의 출발점이다.
배승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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