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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환의 에이전틱 이코노미⑰] 대학교육의 위기 - 예일대가 소송에 휘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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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8. 0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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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리셋되는 세상에서 대학 당국이 가지고 있는 착각들
① AI를 배제할 수 있다는 착각
② AI 없는 평가가 정당하다는 착각
③ AI 사용을 탐지할 수 있다는 착각
④ AI 이상의 것을 가르친다는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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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환 크레페 펀드 대표이사
제임스 최는 미국 예일대 경영대학원의 재무학과 교수다. 하버드에서 응용수학과 경제학을 공부하고, 401(k) 자동 등록 연구로 미국과 세계 여러 나라의 연금 제도 설계에 영향을 미쳐 미국 교직원연금협회에서 시상하는 새뮤엘슨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학자다. 그가 위원장으로 봉직하고 있는 예일 명예위원회는 2024년 인공지능에 의한 부정 답안을 제출한 것으로 의심되는 학생 하나를 정학시켰다.

그 학생의 이름은 티에리 리뇨다. 그는 20만 달러를 학비로 내야 하는 예일대의 SOM 최고경영석사 과정 재학 중 최상위 성적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AI 사용이 금지된 어느 기말 오픈북 시험에서 그가 제출한 답안이 'GPT제로'라는 AI 탐지 프로그램에 걸린 것이다. "AI를 이용한 답안일 가능성이 높음." 명예위원회는 이 판정과 리뇨가 원본 파일 제출을 지연했음을 근거로 그에게 F 학점과 1년 정학이라는 벌칙을 부과했다.

리뇨는 부당 정학과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2026년 7월 31일, 그 소송은 계약 위반, 시민권 침해, 명예훼손 등 13개 청구 항목이 포함된 연방소송으로 확대됐다. 세계적 행동경제학자가 이끄는 명예위원회가 연방 법원에서 개인의 명예를 침해했는지 판정받고 있는 것이다.

이 소송에서 드러난 것은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다. 오히려 현실적으로 AI가 리셋하고 있는 환경에서 정체성 위기를 겪고 있는 대학교육과 대학 당국이 갖고 있는 여러 종류의 착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다.

첫 번째 착각은 대학이 교육 과정에서 AI를 물리적으로 배제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강의실에서 노트북을 덮고 시험지 앞에서 인터넷을 끊으면 학생이 AI 없이 공부한다고 믿는 것이다.

영국 고등교육정책연구소(HEPI)의 2026년 조사는 이 착각을 정면으로 부정한다. 영국 학부생의 95%가 이미 생성형 AI를 사용하고 있다. 94%가 평가받는 과제에 AI를 쓴다. 12%는 AI 생성 텍스트를 그대로 과제에 포함시켰다. 학생은 이미 AI와 함께 공부하고 있다. 대학이 그것을 알면서도 "레포트를 쓰거나 시험을 보는 시간만은 AI 없이"라고 요구한다.

두 번째 착각은 첫 번째의 연장이다. AI를 배제한 상태에서 학생의 능력이 변별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리뇨의 시험이 정확히 이 착각 위에 서 있었다. 오픈북이지만 인터넷은 안 되고 AI는 더욱 안 된다는 이상한 형식. 그러나 학생 95%가 매일 AI와 함께 사고하는 시대에, 시험지 위에서 그 사고방식을 지운 상태의 학생을 평가하는 것이 진짜 능력의 평가인가.

세 번째 착각은 학생의 답안에서 AI 사용 여부를 여과해 낼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이것이 예일이 GPT제로에 걸었던 믿음이다.

리뇨의 소송이 이 착각을 결정적으로 부정했다. 그는 청문회에서 예일 전 총장 살로베이의 학술 논문을 GPT제로에 입력했다. 결과는 "AI 생성 가능성 높음"이었다. 다른 예일 학자들의 원고도 마찬가지 결과가 이어졌다. AI 탐지 도구의 정확도는 대체로 26~80%에 그친다. 그럼에도 대학은 이 도구를 학생 정학의 근거로 쓴다. 자기 총장의 논문도 잘못 판정하는 도구로 학생을 판정하는 것이다.

앞의 세 착각을 걷어내면 마지막 물음이 남는다. 대학은 학생에게 무엇을 가르치는가. 그리고 이것이 가장 근본적인 착각이다. 대학은 자기가 학생에게 AI 이상의 것을 가르치고 있다고 믿는다. 강의, 교재, 시험, 학점, 학위라는 900년 넘게 이어져 온 체계가 AI가 대체할 수 없는 무엇인가를 담고 있다고 믿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 강의에서 전달되는 지식 중 AI가 대신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얼마나 있는가. 교재에 담긴 내용 중 AI가 요약할 수 없는 것이 얼마나 있는가. 시험지 문제 중 AI가 답할 수 없는 것이 얼마나 있는가. 이 물음에 대한 정직한 답을 하면, 대학이 지금 자기 학생을 잡으려 하는 이유가 명확해진다. 대학이 AI 사용을 막지 못하면, 대학이 가르치고 있다고 믿는 것과 AI가 제공하는 것 사이의 차이가 사라진다. 그 차이가 사라지면 대학의 강의도, 교재도, 시험도, 학점도, 학위도 수백 년 쌓아온 그 권위를 잃는다.

즉 대학이 AI를 잡으려는 것은 학생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다. 자기가 수백 년 쌓아온 권위를 지키기 위해서다. 리뇨의 소송이 드러낸 것은, 대학이 자기 권위가 흔들리는 순간 그것을 지키기 위해 무엇이든 하려 한다는 부끄러운 민낯이다.

이제 우리는 대학 교육의 본질에 대해 이렇게 물어야 한다. "AI로 리셋되는 세상에서 대학이 가르치려는 것은 무엇인가?" 대학이 이 물음에 정직하게 답하지 못하면, 대학의 자리는 AI가 대신할 것이고 대학은 수백 년의 권위를 뒤로하고 무너질 수밖에 없다. 아쉽게도 이 질문은 대학으로 끝나지 않는다. 다음 회에서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모든 교육기관이 같은 위기 위에 서 있음을 확인할 것이다.

이영환 (크레페 펀드 대표이사)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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