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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강간살인죄’ 막은 수사팀장…“윗선 지시 있었다” 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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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기자

승인 : 2026. 07. 15.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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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목적 검토 보고서 누락·분석 결과 수정 지시
케이블타이 확보 않고 차량·자취방 가족에게 인계
감식 영상 삭제 명령도…증거인멸·직무유기 혐의 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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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광주경찰청 기자실에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이 장윤기 사건을 둘러싸고 불거진 증거인멸·유착 등 의혹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에게 강간살인 혐의가 아닌 단순 살인 혐의가 적용되는 과정에서 담당 수사팀장이 성적 범행 가능성을 거듭 배제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팀장은 특별수사단 조사에서 스토킹 사건과 살인 사건을 연결하지 않은 배경에 대해 "윗선의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 장윤기 살인사건 관련 진상규명 특별수사단은 15일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별수사단에 따르면 장윤기 사건의 1차 수사 지휘를 담당한 광주 광산경찰서 형사과 소속 박모 경감은 팀원들에게 "성적으로 몰아가지 말라"고 지시하며 성적 범행 목적에 대한 수사를 제한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 경감은 성적인 범행 목적을 검토해야 한다는 과학수사 분야 면담 보고서를 전달받고도 이를 수사 기록에서 누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윤기가 피해 여학생을 제압할 당시 차량 뒷문이 열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 보고서에 대해서도 '불분명하다'는 취지로 다시 작성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윤기가 피해자를 살해하기 전 아르바이트 동료에게 저지른 스토킹 사건의 수사보고서에서도 특정 내용을 빼도록 했으며, 다른 분석 보고서를 첨부하는 과정에서도 '성적 목적'을 배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특별수사단은 보고 있다.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의 아버지가 케이블타이와 리얼돌 등 주요 물품을 처분하게 된 과정에도 박 경감의 수사 지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박 경감은 케이블타이 등 실물을 확보하지 않은 채 장윤기의 차량과 자취방을 사건 발생 하루 또는 사흘 만에 가족에게 인계하도록 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실·봐주기 수사 의혹이 확산하던 지난 2일에는 누락된 수사보고서 등을 검찰에 추가로 송치하라는 상부의 지시도 따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오히려 같은 날 팀원에게 케이블타이가 촬영된 현장 감식 영상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정황도 확인됐다.

특별수사단은 박 경감에게 증거인멸과 직무유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를 적용해 이날 검찰에 송치했다.

박 경감은 조사에서 "케이블타이와 리얼돌 등은 살인 사건의 주요 증거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토킹 범죄와 살인 사건을 연결해 수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윗선의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수사단은 당시 광산경찰서장과 형사과장 등 박 경감의 직속 상관들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박 경감이 지휘한 강력팀 소속 A 경사도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입건됐다. A 경사는 장윤기의 아버지에게 압수수색과 구속 계획 등 수사 정보를 알려준 혐의를 받는다. A 경사와 장윤기의 아버지는 과거 함께 근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동욱 특별수사단장(경무관)은 "사건의 진실을 밝혀야 할 수사 담당자가 오히려 범행의 증거물을 은닉함으로써 유가족에게 씻기 힘든 상처를 드렸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특별수사단은 부실 수사 과정에 상부의 지시나 외부 청탁이 있었는지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장윤기가 피해자를 살해하기 전 저지른 여러 성범죄 혐의를 여성청소년과가 살인 사건과 분리해 수사한 경위도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은 다만 장윤기와 피해 여학생이 서로 알고 지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두 사람이 아는 사이였을 일말의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수사하겠다는 취지일 뿐, 현재까지 관련 사실관계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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