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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B, 아시아 성장률 4.9%로 하향…“에너지 충격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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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7. 09.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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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전망(5.1%)서 0.2%p 낮춰, 중동 분쟁 여파
물가 전망 4.3%로 대폭 상향, 비료값에 식량 안보 위협
중동 재격화·AI 주가 조정·관세 등 하방 위험 산적
INDONESIA ECONOMY INFLATION <YONHAP NO-6223> (EPA)
인도네시아 전통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파는 상인과 시민의 모습/EPA 연합뉴스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올해 아시아·태평양 개발도상국 성장률 전망을 4.9%로 낮추면서, 중동 분쟁에서 비롯된 에너지 시장 충격이 장기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8일(현지시간) 마닐라에서 발표된 아시아개발전망(ADO) 7월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전망치는 4월 전망(5.1%)에서 0.2%포인트 하향한 것으로, 지난해(5.5%)와 비교하면 0.6%포인트 낮다. 2027년 전망은 5.1%로 유지됐다.

ADB는 보고서에서 중동 분쟁이 에너지와 공급망에 장기적 혼란을 일으켜 생산 비용을 끌어올리고 경제 활동을 위축시켰다고 진단했다. 하향의 직접 원인은 올 봄 중동 분쟁이 촉발한 유가 급등이다. 브렌트유는 4월 배럴당 144달러(21만 7008원) 안팎까지 치솟았고, ADB는 올해 연평균 유가 전망을 배럴당 87달러(13만 1109원)로 잡았다. 이는 4월 전망(72달러·10만 8504원)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 통과량도 6월 14일 정전 기본합의 발표 이후 소폭 회복했으나 분쟁 이전에 비하면 여전히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전망이 4월 말 긴급 수정치(4.7%)보다 개선된 데는 두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6월 중순 기본합의 이후 유가가 배럴당 80달러(약 12만원) 아래로 떨어지며 최악의 시나리오가 완화된 것이 첫째다. 아울러 1분기 성장이 분쟁 이전의 경기 활력과 견조한 내수에 힘입어 5.5%를 기록하며 예상보다 견뎠다.

성장은 소폭 회복했지만 물가 충격은 오히려 깊어지고 있다. ADB는 올해 역내 물가 상승률 전망을 4.3%로 제시했다. 4월 전망(3.6%)에서 0.7%포인트 끌어올린 것이며, 지난해(3.0%)보다 1.3%포인트 높다. 에너지와 비료값 상승이 핵심 요인인데, ADB 자체 분석에 따르면 비료 수입에 의존하는 캄보디아·필리핀 등에서는 정책 대응이 없을 경우 올해 쌀 생산이 줄어들 수 있어 식량 안보까지 위협받는 상황이다.

동남아시아 성장률은 4.6%로 전망돼 4월(4.7%)보다 소폭 내렸으며, 역내 물가는 3.9%로 4월(3.2%)보다 크게 올랐다. 국가별로는 베트남이 성장률 7.2%, 물가 4.0% 전망을 모두 유지해 역내에서 가장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반면 필리핀은 성장률이 4.4%에서 3.8%로 낮아지고 물가는 4.0%에서 5.9%로 급등해 에너지 충격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5.2%)와 태국(1.8%)은 성장률이 유지됐으나, 물가는 각각 3.0%와 2.9%로 상향 조정됐다.

ADB는 중동 평화 프로세스의 붕괴를 가장 큰 하방 위험으로 지목했다. 정전 합의가 무너지면 유가가 다시 치솟고, 이미 고조된 물가 압력이 한층 심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인공지능(AI) 관련 주가의 급격한 조정, 미국의 추가 관세 충격, 엘니뇨에 따른 식량가격 불안, 중국 부동산 시장 부진도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에너지 충격의 후유증이 점진적으로만 해소되는 가운데, 아시아 개도국 경제는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라는 이중 압력 속에 놓여 있는 셈이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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