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800명 징용 추정…페루 검찰, 인신매매 수사
|
페루 국적 여성 노르마(가명)는 지난 1월 말 31세 아들을 러시아로 떠나보냈다. 아들은 러시아군 요리사로 취업했다며 전쟁과는 거리가 멀고 돈도 잘 벌 수 있으며 러시아 시민권까지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현지에 머무르던 아들은 전투 장비를 착용하고 참호를 파는 자신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내왔고 지난 4월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
군인 출신 페루인인 기예르모(28)도 경비원으로 취업한 줄 알고 러시아에 갔다가 강제로 군 복무 계약을 체결했다.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부상을 입은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호소했다.
페루 외교부 관계자는 "경제적으로 절박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국제 현실을 잘 알지 못해 쉽게 속는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례로 피해를 입은 가족들을 대리하는 변호사 퍼시 살리나스는 이를 인신매매로 규정하며 페루인들이 허위 고용 제안에 속아 전쟁터로 끌려갔다고 비판했다. 살리나스는 그동안 최소 800명의 페루인이 러시아군에 강제 징용돼 복무 중인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CNN 인터뷰에서 "많은 가족이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러시아행을 결정했다"며 "계약 당시 보너스 2만 달러와 월 3000~4000달러의 고액 급여가 약속됐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돈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페루 검찰은 이와 유사한 인신매매 피해 사례 36건을 조사 중이다. 러시아는 아프리카·남아시아·남미 등의 개발도상국에서 인력을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페루 외교부는 최근 러시아에 최소 247건의 자국민 관련 정보 공개를 공식 요청했다. 이에 페루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외국인의 자발적 참여를 존중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을 뿐 구체적인 정보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