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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방공망 신화 붕괴에 中,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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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6. 06. 29.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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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행기 베이징 랜드마크 충돌
9·11 테러의 데자뷔 느낌 강렬
美는 中과 달리 속으로 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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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랜드마크인 중신타워의 사고 직후 모습. 사고가 크지 않았던 탓에 멀리에서 육안으로는 현장을 보기가 어렵다./대만 롄허바오(聯合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24년 대선 기간 개최한 한 모금 행사에서 자신이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가진 정상회담을 통해 베이징을 폭격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한다. 만약 대만을 침공한다면 공격하겠다는 전제조건을 달기는 했으나 지난해 7월 초의 CNN 특종 보도를 상기하면 진짜 그랬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는 가족조차도 모르는 그의 기질을 상기하면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면전에서 아예 대놓고 위협을 가했을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고 해야 한다.

1년 이상 알려지지 않았던 이 비화가 외부에 퍼지자 중국 당국에는 즉각 비상이 걸렸다. 어떻게 해서든 관련 내용이 전파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온갖 차단 조치들도 국가안전부 등에 의해 취해졌다. 하지만 효과는 전혀 없었다. CNN의 보도 당일에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微博)를 통한 조회수가 단 12시간 만에 3000만 건을 가볍게 넘었던 것이다. 웬만한 중국인들은 트럼프의 위협 발언을 알게 됐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당시 대부분 중국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 발언에 코웃음을 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에 비호감이었던 비판적 지식인들조차 그랬다는 것이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하기야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을 감안하면 충분히 그럴 만도 했다. 여기에 베이징의 방공망이 결코 간단하지 않다는 사실까지 더할 경우 미국이 베이징을 폭격한다는 위협은 진짜 허풍 그 자체였다고 해도 좋았다. 한마디로 중국인들은 베이징의 하늘이 절대 외부 세력에 의해 짓밟히지 않을 것이라는 굳센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신앙과도 같은 중국인들의 이런 믿음은 하지만 지난 26일 오후 발생한 충격적인 사건 하나로 사정 없이 깨져버렸다. 베이징 업무지구(CBD)의 108층짜리 랜드마크인 중신(中信·Citic)타워에 경량 항공기 한 대가 충돌하는 황당한 사고가 발생하면서 베이징의 촘촘한 '방공망 신화'가 가볍게 무용지물이 된 것이다. 당정 최고 지도부와 중국인들이 받은 충격은 엄청나게 컸다.

여기에 시 주석의 집무실과 관저 소재지인 '권력 심장부' 중난하이(中南海)가 바로 지척에 소재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더할 경우 이 충격은 바로 자연스럽게 극도의 공포로 연결될 수밖에 없었다. 많은 중국인들이 금세기 초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9·11 테러'를 바로 떠올린 것은 너무나도 당연했다.

다행인 것은 사고가 '9·11 테러'의 데자뷔로 인식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 정치적인 동기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사실이 아닐까 보인다. 외신들의 보도를 종합해도 아직까지는 이유를 정확하게 알기 어려운 단순한 사고일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중국은 이번 사고로 한꺼번에 많은 것을 잃었다. '방공망 신화'의 붕괴는 차치하고라도 충돌 직전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했던 것에서 보듯 너무나도 허술했던 대응과 사건 처리가 일사불란하지 못한 사실 등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사건 이후 전전긍긍하면서 미국이 속으로 웃고 있다는 사실까지 상상한다면 중국이 잃은 것은 정말 간단하지 않다고 해야 할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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