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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스케일업 기회…초기 벤처는 여전히 ‘자금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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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우 기자

승인 : 2026. 06. 2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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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가켐바이오, 9000억원 확보…후기 임상·상업화 속도
정책 자금 후기 임상 집중…초기 기업은 VC·규제 부담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홈페이지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홈페이지.
정부의 대규모 정책 자금이 후기 임상 단계 바이오 기업으로 향하면서 국내 바이오 산업의 스케일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지원이 후기 임상에 집중되면서 초기 바이오 벤처들의 자금난은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이하 리가켐바이오)는 최근 정부 주도 정책형 펀드인 국민성장펀드의 첨단전략산업기금 지원 대상으로 선정돼 5000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국민성장펀드가 국내 상장 바이오 기업에 직접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리가켐바이오는 기존 현금성 자산을 포함해 약 9000억원 규모의 투자 재원을 확보하게 됐다. 기존 자금은 연구개발(R&D)에 활용하고, 신규 투자금은 후기 임상과 글로벌 신약 상업화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리가켐바이오 관계자는 "이번 자금 조달은 글로벌 신약 출시를 위한 장기 전략의 일환"이라며 "후기 임상을 자체 수행할 역량을 확보하고 차세대 ADC(항체약물접합체) 플랫폼 개발에도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후기 임상은 바이오 기업들이 가장 큰 자금 부담을 느끼는 구간이다. 임상 3상부터 글로벌 상업화까지는 통상 수천억원의 비용이 투입된다. 이 때문에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상당수가 후기 임상 이전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하는 전략을 선택해 왔다.

리가켐바이오는 기술이전과 자체 상업화를 병행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2022년 얀센(J&J)과 약 17억 달러, 2024년 일본 오노약품과 약 7억 달러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도 이어가고 있다. 이중항체 ADC 후보물질 'LCB36'은 내년 상반기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고형암 치료제 'LCB58A'는 내년 글로벌 임상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투자는 후기 임상 단계 기업의 자금 조달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성공 사례가 늘어나면 국내 바이오 산업 전반으로 투자 심리가 확산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정책 자금이 후기 임상에 집중됐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후기 임상은 상업화 가능성이 비교적 높아 민간 투자도 상대적으로 활발한 분야다. 반면 초기 바이오 벤처들은 비임상에서 임상 1상으로 넘어가는 이른바 '데스밸리' 구간에서 가장 큰 자금 조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책 자금이 초기 기업의 위험을 분담하고 장기 연구개발을 뒷받침하는 역할도 함께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초기 투자 가뭄이 이어지면 제2의 리가켐바이오가 등장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며 "후기 임상뿐 아니라 초기 연구개발 생태계도 함께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벤처캐피털(VC)의 투자 회수 기조도 부담이다. 투자금 회수를 위한 조기 기업공개(IPO) 요구가 이어지면서 일부 바이오 벤처들은 장기 연구개발보다 상장 요건 충족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기술특례상장 심사 강화와 코스닥 세그먼트 분리(코스닥 승강제) 논의도 초기 기업들의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후기 임상 지원은 국내 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바이오 생태계가 선순환하기 위해서는 초기 기업이 데스밸리를 넘을 수 있도록 정책 자금과 민간 투자 기반을 함께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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