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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공 탈출 난민 소년, 미 해군성 장관 대행으로 베트남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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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6. 24.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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훙 까오 미 해군성 장관 대행, 꽝찌 유해발굴 현장 방문
1975년 사이공 함락 때 4세에 미군 공수로 탈출한 난민
"심장은 미국, 피는 베트남"… 미·베트남 화해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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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훙 까오 미 해군성 장관 대행(가운데)이 베트남 북중부 꽝찌성을 찾아 미군 유해 발굴 작업에 참여했다/뚜오이쩨 캡쳐
1975년 사이공 함락 직전 미군 손에 이끌려 베트남을 떠난 네 살배기 난민이 반세기 만에 미 해군성 수장이 되어 아버지의 고향으로 돌아왔다.

24일(현지시간) 베트남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훙 까오 미 해군성 장관 대행은 전날 꽝찌성 쯔엉닌사를 찾아 베트남전 실종 미군 수색 현장을 둘러봤다. 미국과 베트남이 공동 추진하는 '태평양 파트너십-태평양 우정 2026(PP-PF26)'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이 현장은 1968년 3월 28일 야간 비행 임무 중 추락한 F-111A 전폭기 승무원 2명이 실종된 곳으로, 미국은 그동안 베트남과 함께 이곳에서 여러 차례 유해 수색을 벌여왔다. 까오 대행은 한 시간 동안 수색팀과 이야기를 나눈 뒤, 직접 흙과 돌을 체에 올려 거르며 유해를 찾는 작업에 손을 보탰다.

장관 대행이 발굴 현장의 흙을 직접 만진 이 장면이 특별한 것은 그의 출신 때문이다. 까오 대행은 1975년 사이공 함락 당시 네 살의 나이로 가족과 함께 베트남을 탈출한 난민이다. 미군은 사이공이 함락되기 몇 시간 전 그의 가족을 빼냈고, 그는 괌에서 난민 수속을 거쳐 미국에 정착했다. 이번에 찾은 꽝찌는 그의 아버지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다.

까오 대행은 "내 핏줄에 흐르는 것은 베트남의 피이고, 이곳은 내가 태어난 곳"이라며 "특히 아버지가 나고 자란 꽝찌로 돌아온 것은 더없이 깊은 의미가 있다. 이것은 진정으로 '완전한 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늘 사람들에게 내가 미국인이되 베트남계 미국인이라고 말한다. 내 심장은 언제나 미국에 있지만, 핏줄에 흐르는 피는 베트남의 피"라고 강조했다.

까오 대행이 유해 발굴을 앞세운 데에는 '전쟁 상처 치유'를 양국 관계의 출발점으로 보는 시각이 자리한다. 그는 지난 22일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을 만나 유해 송환을 끝까지 완수하기 위해 양국이 계속 협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까오 대행은 "전쟁이 끝난 지 반세기가 넘었고, 두 나라가 함께 미래로 나아가는 유일한 길은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라며 무관세와 자유무역을 향한 협력 확대도 언급했다.

미국과 베트남의 이런 '치유'는 구체적 사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1991년부터 베트남에서 전후복구 사업을 벌여왔고, 까오 대행 자신도 2014년 군 복무 중 베트남을 찾아 해저 불발탄 처리 기술을 잠수부들에게 교육한 적이 있다. 같은날 판 반 장 부총리 겸 국방장관과의 면담에서 베트남 측은 비엔호아 공항 다이옥신 정화 사업에 1억3000만 달러(약 2000억 원)를 추가 투입해 2030년 전까지 완료하자고 요청하기도 했다. 미국과 베트남은 1995년 수교한 뒤 2023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관계를 끌어올렸고, 국방을 핵심 협력 축의 하나로 꼽고 있다.

까오 대행은 1975년 탈출 뒤 서아프리카에서 몇 해를 보낸 뒤 1982년 미 버지니아주에 정착했다. 미 해군사관학교를 나와 폭발물 처리·잠수 장교로 이라크·아프가니스탄·소말리아에 파병됐고, 2024년 버지니아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업고 출마했으나 민주당 현역 팀 케인 의원에게 패했다. 지난해 10월 해군 차관에 오른 그는 올해 4월 22일 존 펠런 해군장관이 경질되면서 장관 대행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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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오른쪽)이 훙 까오 미 해군성 장관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베트남통신사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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