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변화 늦으면 수입 부담 2035년 371조원으로 3배
지붕형 태양광·전기차 확산 속 석탄 의존은 되레 강화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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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에너지기구(IEA)는 16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동남아가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들어오는 석유·가스에 지나치게 의존해온 탓에 이란 전쟁의 충격에 특히 취약했다고 진단했다. IEA는 이번 사태를 역내 에너지 안보에 대한 "분명한 경고음"이라고 규정했다.
실제로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는 동남아 각국을 비상 대응 체제로 몰아넣었고, 전기요금 인상과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IEA는 특히 위기 국면에서 석탄 의존의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화석연료 탈피 노력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짚었다.
역설적으로 이 충격은 변화를 앞당기는 계기도 됐다.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한 필리핀에서는 치솟는 전기요금을 감당하려는 소비자들이 직접 지붕형 태양광 설비를 다는 사례가 기록적으로 늘었다. 마닐라의 태양광 업체 에코솔루션스의 이반 카노는 "이 정도 규모의 수요 폭증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그 결과 필리핀은 올해 1분기 중국산 태양광 패널의 두 번째로 큰 수출 대상국이 됐고, 수입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세 배에 달했다.
전기차로의 전환도 빨라졌다. 지난해 역내 전기차 판매량은 약 50만대로 두 배 넘게 늘어, 새로 팔린 차 다섯 대 중 한 대가 전기차였다고 IEA는 집계했다. 라오스는 지난달 석유 수입을 줄이려 올해 남은 기간 내연기관차 수입을 금지했다.
원자력 발전 추진에도 다시 힘이 실리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필리핀이 비교적 앞서 있지만, 수년이 걸리는 건설·인허가 절차 탓에 가동 시점은 불투명하다고 IEA는 봤다.
문제는 이런 움직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이다. IEA는 더 폭넓은 개혁이 없으면 동남아의 에너지 수입액이 2024년 800억 달러(약 121조원)에서 2035년 2450억 달러(약 371조원)로 세 배가량 불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에너지원과 공급 경로의 다변화가 이제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IEA는 취약성을 극복하려면 수입 화석연료에 대한 전체 수요 자체를 줄여야 한다면서 국가 전력망 효율화와 태양광·풍력·수력·지열 등 모든 형태의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의 샘 레이놀즈는 "동남아가 기로에 서 있다"며 이란 전쟁을 끝내기 위한 잠정 합의에도 화석연료 가격이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커 더 적극적인 청정에너지 확대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