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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들의 마지막 춤… 한 시대의 엔딩 크레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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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6. 05. 20. 10:43

41세 호날두, 끝나지 않은 우승 꿈
모든 걸 이룬 메시의 마지막 축제
'기적'을 만든 모드리치의 피날레
다시 시작되는 북중미 라스트 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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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 루카 모드리치. /FIFA
20세기 축구 역사상 가장 찬란했던 3명이 올해 6월 북중미에서 다시 춤춘다. '전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루카 모드리치(크로아티아)는 마지막 월드컵 무대를 준비한다. 이들을 기억하는 축구팬들에겐 '한 시대의 엔딩 크레딧' 같은 대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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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 8강 모로코전에서 패배한 호날두가 그라운드에 주저 앉아 울고 있는 모습. /제공=FIFA
◇끝나지 않은 승부욕, 마지막까지 우승을 꿈꾸는 남자
메시와 함께 세계 축구를 양분했던 호날두는 1985년생이다. 41세의 호날두는 2006 독일월드컵을 시작으로 통산 6회째 월드컵 출전을 눈 앞에 뒀다. 선수 생활 내내 메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도 월드컵 트로피만큼은 끝내 손에 넣지 못했다. 그에게 이번 월드컵은 마지막 도전 무대다.

호날두는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레알 마드리드·유벤투스 등에서 모두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10년이 넘도록 최전성기를 유지했다. 특히 마드리드 시절 호날두는 팀의 챔피언스리그(UCL) 3연패 위업을 이끌었다. 특정 팀의 빅이어 3회 연속 수상은 역사상 최초이자 유일한 기록이다.

이런 호날두도 월드컵 트로피 근처엔 한 번도 가지 못했다. 호날두의 월드컵 최고 성적은 2006년 독일 대회 4강이다. 첫 월드컵에서 20세기 말을 풍미한 루이스 피구, 데쿠 세대와 함께 혜성처럼 등장했다. 6경기 1골 1도움으로 자신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렸다. 당시 팀 동료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8강 잉글랜드전 '레드카드' 일화는 아직도 유명하다. 루니의 퇴장에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한 호날두는 윙크를 날렸고, 포르투갈은 승부차기 끝에 4강에 올랐다.

호날두는 25세의 나이에 참가한 2010 남아공 대회에서 주장 완장을 찼다. 북한과 조별리그에서 골을 넣었지만 16강전에서 스페인에 막혀 탈락했다. 4경기 1골로 대회를 마쳤다. 2014 브라질 대회에선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최전성기를 달리고 있을 때였지만 대표팀은 약체였다. 사실상 혼자 버티던 시기다. 독일전 0-4 참패는 호날두 시대 포르투갈의 한계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기억된다.

전성기를 이어간 호날두는 2018 러시아 대회에서 '원맨쇼'를 펼친다. 포르투갈은 16강에 그쳤지만, 4경기에서 4골을 몰아쳤다. 당시 조별리그에서 만난 스페인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퍼부었다. 당시 팬들에겐 '호날두 vs 스페인' 구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호날두는 2022 카타르 대회에서 대한민국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만난다. 결정적인 기회를 잇따라 놓친 호날두는 1-2 패배를 씁쓸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8강 모로코전 패배 후 터널에서 눈물을 훔친 장면은 전설의 마지막 퇴장처럼 느껴졌다. 이대로 끝날 줄 알았던 호날두의 라스트 댄스가 북중미에서 다시 이어진다. 호날두는 메시처럼 월드컵 트로피 입맞춤을 상상한다. 브루노 페르난드스(맨유), 베르나르두 실바(맨시티), 비티냐(PSG) 등 황금세대와 마지막 꿈을 좇는다. 월드컵 통산 기록은 22경기 8골 2도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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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의 도전 끝에 2022 카타르 월드컵 트로피를 품에 안은 리오넬 메시. /제공=FIFA
◇실패 끝에 완성된 축구 영화… 황제의 여유로운 피날레
메시는 2006 독일 대회에서 '마라도나 후계자'라는 수식어와 함께 월드컵 첫 무대에 섰다. 10대 후반부터 바르셀로나의 주축으로 활약한 메시는 '언젠가 월드컵을 들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세르비아전에서 골을 넣은 메시는 3경기에서 1골 1도움을 썼지만 8강에서 멈췄다. 2010 남아공 대회에선 한국과 조별리그에서 만나 4-1로 승리한다. 파죽지세로 토너먼트에 오른 아르헨티나는 8강에서 독일에 0-4으로 완패한다. 메시는 5경기 무득점 1도움으로 기대에 못미쳤다.

절치부심한 메시는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 결승까지 오른다. 하지만 또 독일 벽에 막혔다. 연장 접전 끝에 마리오 괴체(독일)에게 결승골을 헌납한 뒤 트로피를 바라보던 사진은 아직도 회자된다. 7경기에서 4골 1도움 활약도 빛이 바랬다. 눈 앞에서 트로피를 놓친 메시의 아르헨티나는 이후 침체기에 빠진다. 메시조차도 선수단 갈등과 혼란을 수습하기 어려웠다. 가까스로 토너먼트에 오른 아르헨티나는 16강에서 음바페의 프랑스에 무릎을 꿇었다. 이 대회 후 메시는 "국가대표에서 계속 실패한다"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을 위한 대서사였다. 조별리그 1차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역전패 할때까지만 해도 아르헨티나의 극적인 월드컵 우승을 기대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조별리그 2연승으로 분위기를 반전한 메시는 네덜란드와 크로아티아를 연파하는 데 선봉에 섰다. 메시는 지난 대회 16강 탈락을 안긴 음바페와 결승에서 다시 만난다.

5번 도전 끝에 월드컵 정상에 서는 메시와, 월드컵 2연패를 노리는 음바페 간 '신구' 황제 대결 구도가 펼쳐졌다. 이날은 축구 역사상 최고의 월드컵 결승전으로 꼽힌다. 메시와 음바페는 연장까지 각각 2골과 해트트릭을 주고받으며 승부차기로 끌고 갔다. 35세의 나이에 메시는 결국 월드컵을 품에 안는다. 7경기 7골 3도움으로 황혼기 마지막을 불태웠다. 호날두와의 GOAT(역사상 최고 선수) 논쟁도 이 장면으로 종결했다. 증명을 끝낸 메시는 북중미에서 마지막 순간을 즐기려 한다. 또 월드컵 2연패 도전을 위한 아르헨티나의 정신적 리더로 월드컵 커리어의 마지막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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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를 준우승으로 이끈 루카 모드리치. /제공=FIFA
◇크로아티아를 세계 정상으로 이끈 '발칸의 예술가'
호날두와 동갑인 모드리치는 아직도 이탈리아의 AC밀란에서 뛸 만큼 경쟁력이 여전하다. 역사상 가장 우아한 20세기 중원 예술가로 불리는 모드리치도 마지막 월드컵 서사를 준비한다. 모드리치는 호날두보다도 월드컵 트로피에 가까이 섰던 선수다.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빼고는 메시·호날두와 마찬가지로 2006 독일 대회부터 출전하고 있다.

모드리치는 32세의 나이에 조국을 2018 러시아 대회에서 준우승으로 이끈다. 메시의 아르헨티나와 해리 케인의 잉글랜드를 연파하며 '동화 우승'을 꿈꿨다. 거듭된 연장 혈투로 지친 크로아티아는 결승에서 프랑스에 막혔지만, 역사상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이뤘다.

모드리치는 대회 최고의 선수상인 '골든볼'을 수상한다. 통상 우승팀에서 나오는 골든볼을 가로챌만큼 대단한 활약으로 평가 받았다. 월드컵 후엔 발롱도르까지 거머쥐며 '메시·호날두' 양강 시대에 균열을 냈다. 모드리치는 2022 카타르 대회에서도 조국을 3위로 이끈다. 여전히 노쇠하지 않은 기량으로 팀의 중심으로 활약했다. 8강 브라질전 승부차기 승리는 크로아티아의 집념과 조직력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기억된다.

모드리치는 최근 리그 경기에서 안면 다발성 골절을 입었다. 통산 5회 월드컵 출전도 불투명했지만 극적으로 월드컵 명단에 들었다. 2022 카타르에서 멈출 뻔한 라스트 댄스를 북중미에서도 볼 수 있게 됐다. 요슈코 그바르디올(맨시티)·이반 페리시치(아인트호벤) 등 황금세대의 마지막 장을 함께 할 모드리치는 '발칸의 예술가'답게 북중미에서 우아한 퇴장을 준비한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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