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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흉악범죄·자살 보도 ‘공보 창구’ 좁힌다…수사부서장만 언론 대응 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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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기자

승인 : 2026. 05. 11. 16:19

광주 여고생 살인 등 신상 노출 논란 이후 공보 관리 강화 신상공개 결정 전 피의자 정보도 유출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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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박성일 기자
최근 광주 여고생 살인사건과 주요 자살 사건 보도를 둘러싸고 피의자·피해자 신상 노출, 범행 수법의 자극적 보도 논란이 이어지자 경찰이 흉악범죄와 자살 사건에 대한 언론 대응 창구를 수사부서장 중심으로 일원화한다. 사건 담당자가 공보책임자 승인 없이 개별적으로 언론과 접촉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경찰청은 최근 전국 시도경찰청에 '자살 및 흉악범죄 대상 언론 대응 철저' 지침을 하달한 것으로 11일 파악됐다. 지난 6일 열린 제20회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흉악범죄·자살 사건 언론 보도 최소화를 위한 현장 경찰관 관리 강화를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경찰은 이번 지침에서 흉악범죄와 자살 사건에 대해 수사사건 공보 규칙과 관련 지침 준수를 재차 강조했다. 특히 수사부서장을 공보책임자로 지정해 언론 대응을 전담하도록 했다. 공보책임자 승인이 없는 경우 사건 담당자나 지역경찰 등 관련 부서 직원의 개별 언론 접촉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공보책임자를 거치지 않은 수사 내용이 언론에 유출될 경우에는 해당 수사팀 소속 부서에 대해 의무적으로 진상 확인을 진행하도록 했다. 경찰은 공보책임자가 상급 관서에 사전 보고하고, 상급 관서의 감수·검토를 거친 뒤 보도자료를 배포하도록 했다. 오보가 발생할 경우에는 언론에 신속히 정정 요청을 하도록 해 오보 확산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공개 가능한 내용의 범위도 제한했다. 경찰은 구체적인 수사기법이나 범행 수법은 모방범죄와 2차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만큼 노출을 금지하도록 했다. 잔혹한 범행 수법 등 자극적 묘사도 자제하도록 했다.

피해자 등 사건 관계인의 신원정보 보호도 강화된다. 경찰은 피해자 신원정보는 물론 피의자의 경우에도 신상공개 요건에 따른 공개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 신원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철저히 보안을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피의자 진술 내용이나 진술의 진위 여부 등에 대한 취재 요청이 들어올 경우에도 공개할 수 없다는 취지로 대응하도록 했다.

자살 사건은 원칙적으로 공보 대상이 아니라고 명시했다. 경찰은 자살 사건에 대한 취재 요청이 들어올 경우 언론의 자극적 보도를 예방하기 위해 '자살예방 보도준칙 4.0'을 적극 안내하도록 했다. 해당 준칙은 자살 사건을 가급적 보도하지 않고, 구체적인 방법·도구·장소·동기 등을 보도하지 않으며, 고인의 인격과 유족의 사생활을 존중하고 자살예방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민감 정보에 대한 취재가 이뤄질 경우 보도준칙에 따라 제공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설명하도록 했다. 보도준칙 위반 보도가 확인되면 정정 요청 등 적극 대응에 나서도록 했다. 경찰청은 향후 공보책임자의 언론 대응을 구체화한 가이드라인과 교육 교안을 마련해 일선에 배포한다. 시도경찰청별로 수사 현장의 공보 규칙 이행 실태도 수시 점검한다. 위반 사실이 확인될 경우 본청 보고와 함께 수사 감찰 등 문책 절차도 진행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자살 관련 내용은 계속해서 신중한 보도가 요구돼 왔고, 흉악범죄도 범죄 수법이나 참혹한 상황, 주관적 판단이 섞인 내용이 불필요하게 공개되는 사례가 있었다"며 "수사 내용은 기본적으로 공무상 비밀에 해당할 수 있고, 사안에 따라 공무상비밀누설이나 피의사실공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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