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 불확실성發 유가 상승, 일반 유가 충격보다 물가 파급력 커
고유가 장기화 땐 내년 물가도 1.8%p 상승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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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최근 국제유가 상승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 급등은 경기 회복이나 산유국 감산보다는 중동 전쟁에 따른 원유 운송 불확실성이 핵심 원인으로 작용했다.
보고서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수송이 사실상 차단되면서 두바이유 가격이 한때 배럴당 170달러까지 치솟았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원유 수입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충격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에너지 공급망과 지정학적 리스크, 물류 차질 관련 기사 빈도를 활용해 산출한 '에너지 운송 불확실성 지수'를 분석에 활용했다. 해당 지수는 올해 3월 기존 평균의 8.5배 수준까지 치솟으며 1970년대 오일쇼크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유 운송 불확실성에 따른 유가 상승은 국내 물가를 더 강하게 자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분석 결과 국제유가가 10%p 상승할 경우 운송 불확실성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폭은 0.20%p로, 일반적인 수급 요인에 따른 상승폭(0.11%p)의 약 두 배 수준이었다.
에너지와 농식품 등 가격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에 대한 영향도 확인됐다. 일반적인 유가 상승은 근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지만, 운송 불확실성에 따른 유가 상승은 근원물가 상승률을 0.10%p 높이는 것으로 추정됐다. KDI는 에너지 운송 불확실성이 공업제품과 서비스 등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KDI는 국제유가 흐름에 따른 시나리오별 향후 물가 전망을 제시했다.
우선 국제유가가 올해 2분기 배럴당 100달러를 기록한 뒤 하반기 80~90달러대로 완만하게 하락하는 기준 시나리오에서는 유가 상승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2%p 끌어올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올해 내내 배럴당 105달러 수준의 고유가가 이어지는 장기화 시나리오에서는 물가 상승률이 올해 1.6%p, 내년에는 1.8%p까지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가 빠르게 안정되는 시나리오에서는 내년부터 물가 불안 압력이 상당 부분 완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KDI는 정부의 유류세 인하와 석유 최고가격제 등이 물가 상승 압력을 일부 완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지난 3월 기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최대 0.8%p 낮춘 것으로 추정됐고, 4월 유류세 인하폭 확대 역시 소비자물가를 0.2%p 낮추는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