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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보폭 넓히는 한화생명, 수익 다각화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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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기자

승인 : 2026. 04. 28. 17:53

이지스 이어 애큐온캐피탈 인수 참여
보험업황 부진 속 비보험·투자 강화
김동원 체제, 그룹 금융축 역할 주목
한화생명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이지스자산운용에 이어 올해 애큐온저축은행·캐피탈 인수전에 뛰어들며 외형 확장에 시동을 걸고 있다. 본업인 보험업황 부진 속에서 M&A를 통한 수익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시장에서의 M&A 성과를 톡톡히 본 한화생명이 국내에서도 보폭을 넓히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이같은 행보는 김동원 사장의 입지 강화 흐름과 맞물린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한화그룹은 오너 3세 중심으로 사업구조 재편이 이뤄지고 있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방산과 조선, 에너지 등 핵심 사업을 총괄하고 차남인 김 사장은 금융 사업을, 삼남인 김동선 부사장이 테크·라이프 사업을 담당하는 구도다. 김 부회장은 이미 그룹 부회장으로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 있고, 핵심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김 부사장은 파이브가이즈,아워홈 등의 M&A 성과를 냈고 인적분할을 통해 독자 노선을 걷게 될 예정이다.

다만 이번 사업구조 재편에서 금융사업은 빠져 있는데다, 김 사장은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다. 다른 형제들 대비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화생명이 M&A를 통해 외형 확장을 추진하는 것도 향후 김 사장의 경영 성과를 내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관측이다. 금융업의 특성상 금융사 인수가 대규모 적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다는 점도 M&A에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다. M&A를 통한 외형 확대가 김 사장의 존재감을 키울 수 있는 유일한 카드라는 해석이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경영전략실 '금융부문 M&A 및 전략 수립' 전문 인력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을 수립하고 국내외 M&A 기회 발굴 및 전략적 투자 업무를 담당하는 인재를 채용하기 위한 것이다.

한화생명이 M&A에 적극 나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들어 한화생명은 국내 M&A 시장에서 이름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에는 선정되지 못했지만 지난해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에 뛰어든 바 있다. 올해 들어서는 애큐온저축은행과 애큐온캐피탈 인수전에 참전, 현재 인수 적격 후보군(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상황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시장에 나와있는 다양한 매물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금 여력은 충분하다. 지난해 말 한화생명의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은 1조5491억원 수준이다. 다만 지급여력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57.5%로 전년(163.7%)보다 감소하는 등 자본 건전성 관리에 대한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한화생명의 M&A 전략은 기존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화생명은 한화손해보험과 한화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 한화저축은행 등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더욱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경기 부천 지역에서 2개 점포를 운영하는 한화저축은행과 달리 애큐온저축은행은 자산 기준 업계 5위다. 또한 캐피탈 계열사가 없는 한화생명 입장에선 애큐온캐피탈도 매력적인 매물이다.

한화생명은 이미 해외 시장에서 M&A를 통해 성과를 내고 있다.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 노부은행, 미국 벨로시티증권 등 글로벌 금융사를 인수하며 해외 보폭을 넓혀 왔다. 이는 한화생명 실적에서도 확인되는 성과다. 지난해 별도 기준 순이익은 3133억원으로 전년 대비 56.5% 급감했지만, 해외 자회사 등이 포함된 연결 기준 순이익은 8363억원으로 3.4% 감소하는데 그쳤다. 해외 자회사가 실적 방어를 해준 셈이다.

그룹 승계 구도와도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사장이 향후 금융 사업을 총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재 소속된 한화생명에서 성과를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보유한 한화생명 주식도 30만주(0.03%)에 불과하다.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제도를 통해 향후 220만9590주를 추가 확보하게 되지만, 이를 합해도 지분율이 0.3%가 채 되지 않는다. 우선은 금융 계열사의 외형을 키우고 수익 기반을 다변화하는 것이 김 사장의 경영 성과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생명이 해외에서는 성과를 내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보유한 포트폴리오와의 시너지를 낼 수 있거나,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등 다방면으로 매물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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