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반발과 日정부 압박에 초안 대폭 후퇴
베트남 이륜차 시장 46억 달러…베·일 관계 미묘한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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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현지매체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하노이시 당국은 전날 도심 내 내연기관 오토바이 규제와 관련된 새 수정안을 공개했다. 이 수정안은 7월부터 6개월간 시범 시행되며, 내연기관 오토바이의 통행을 금지하는 구역이 당초 계획보다 훨씬 좁은 도심 일부로 축소되고 규제 시점도 주말로 한정된다. 다만 이번 수정안 역시 확정 전까지 내용이 바뀔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도시 상위권에 수시로 이름을 올리던 하노이시는 세계 최악 수준의 대기질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도심 내 내연기관 오토바이 진입을 금지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수십 년간 내연기관 오토바이로 베트남 이륜차 시장을 장악해온 혼다는 원안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며 점진적 전환을 촉구해왔다. 일본 대사관까지 나서서 조정을 요청했고, 일본 측 압박에 베트남 당국도 여러 차례 초안을 조정해왔다.
이번 수정안이 역대 조정안 중 규제를 가장 큰 폭으로 덜어낸 데에는 최근 삐걱거리는 양국 관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일본의 대베트남 투자 서약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75% 급감했고, 지난해 12월에는 일본이 일정이 지나치게 촉박하다는 이유로 베트남 원자력 발전 프로젝트에서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 기업들은 여전히 베트남 에너지 부문 사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완공 대금 지연 지급과 대형 인프라 사업 참여의 복잡성이 베트남 사업의 주요 애로로 꾸준히 지적돼 왔다.
이런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는 다음 주말 베트남을 찾은 뒤 호주로 이동한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이후 첫 동남아 방문인 만큼, 베트남으로서는 투자 둔화와 원전 철수 공방으로 틀어진 양국 관계를 다잡을 계기로 삼아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규제를 둘러싼 공방 속에 이륜차 시장 판도는 이미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7월 원안 발표 직후 타격을 입었던 혼다는 판매를 다시 끌어올렸지만, 그 사이 베트남 전기차 업체 빈패스트(VinFast)가 점유율을 빠르게 키웠다. 시장조사업체 모르도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25년 기준 베트남 이륜차 시장 규모는 46억 달러(약 6조8000억 원), 등록 오토바이 대수는 인구 1억 명의 약 80%에 이르러 세계 최고 수준의 보유율을 보인다. 혼다 입장에서는 규제 향방이 곧 시장 주도권 문제라는 얘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