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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증가세는 30대가 주도했다. 해당 연령 여성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연령별 출산율을 보면, 30대 초반(30~34세)은 86.1명, 30대 후반(35~39세)은 61.5명으로 각각 1년 전보다 9.1명, 9.2명 늘었다. 2025년 평균 출산 연령은 33.8세,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은 37.3%로 나타났다. 이는 청년들이 출산을 기피했다기보다, 취업과 주거, 경력 유지라는 현실적 조건 속에서 선택 시점이 뒤로 밀려난 결과로 읽힌다.
이러한 맥락에서 서울시의 '난자동결 시술비 지원사업'은 정책적 시사점이 크다. 시는 2023년 9월 임신과 출산을 희망하는 20~49세 서울 거주 여성을 대상으로 1인당 최대 200만 원의 시술비를 지원하는 정책을 내놓았다. 이 사업은 30대 여성들의 관심이 집중되며 후원금이 조기 소진될 만큼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후원금 소진으로 서울시 예산 중심 운영으로 보건복지부 사회보장협의회 기준을 따르게 되면서 20~49세 여성 모두에게 난소기능수치(AMH) 1.5ng/mL 이하, 중위소득 180% 이하라는 기준이 일괄 적용됐다. 그 결과, 과거 소득 수준이나 AMH 수치와 관계없이 지원 받을 수 있던 30~49세 실수요층은 정책의 문턱이 높아졌다.
서울시의 선도적 정책이 의미를 갖는 것은 분명 사실이지만, 후원금에 의존한 구조가 한계를 드러낸 점과 이를 지자체 사업으로만 치부하며 여전히 한 발 물러서 있 정부의 태도 역시 함께 짚어볼 문제다. 이로 인해 지자체의 재정 여건에 따라 누군가는 정책 혜택을 받고, 누군가는 문턱에 가로막히는 사각지대가 발생했다. 저출산을 국가적 난제로 규정하면서도, 정부가 이를 지자체 사업으로만 남겨둔 채 뒷짐지고 있는 사이 아이를 꿈꾸는 청년들의 골든타임은 속절없이 지나가고 있다.
저출산 문제는 단기 처방이 아닌 긴 호흡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청년에게 출산은 당연한 경로가 아니라 위험과 비용을 따져야 할 하나의 선택지가 됐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기 힘든 상황에서 어렵게 관계를 이어가더라도 신혼집 마련이라는 현실적인 벽 앞에서 결혼을 망설이게 되고, 출산 역시 선택하기 어려운 문제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정신적·육체적·경제적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자신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개인의 분투에만 머물지 않도록, 출산을 희망하는 이들의 가임력 보존에 대한 정책 논의가 한 걸음 더 나아가길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