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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 휘청, 美 재무장관 연기 가능성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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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6. 04. 16. 13:41

베선트, 中의 원유 비축 등 비난
中 은행 2곳 2차 제재도 언급
관세 등 회담 의제 논의 진전도 無
트럼프 中 칭찬한 것이 그나마 다행
미중 정상회담
지난 2017년 11월 베이징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총서기 겸 국가주석 간의 미중 정상회담. 5월 중순에 재차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연기설에 휩싸이고 있다./신화(新華)통신.
중동 전쟁 이후 중국이 석유 비축량을 늘린 것이 미국의 큰 불만을 불러오면서 내달 14∼15일 열릴 예정인 미중 정상회담이 1개월도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재차 연기설에 휘말린 채 휘청거리고 있다. 이미 한 차례 연기되기도 했던 만큼 그래도 하나 이상할 것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분위기가 정말 예사롭지 않다는 사실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의 최근 강경 발언이 무엇보다 잘 말해준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16일 전언에 따르면 그는 지난 14일(현지 시간) 워싱턴 국제금융협회(IIF)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란 원유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을 "신뢰하기 어려운 파트너"라면서 날선 비난을 퍼부었다. 중동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수급 여건이 악화됐는데도 중국이 원유를 계속 구매, 비축하는 현실을 공격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그의 비난은 이미 국제에너지기구(IEA) 32개 회원국 전체의 비축량을 합친 것과 비슷한 양의 전략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원유 구매를 계속하는 중국의 행보로 볼 때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다. 중국의 행태가 국제 시장 및 미국의 급격한 유가 상승을 초래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비난을 할 만도 하다.

더구나 그는 "중국은 지난 5년 동안 세 번이나 신뢰할 수 없는 글로벌 파트너로 드러났다"고 부언하면서 중국 비난을 계속 이어갔다. 중국을 신뢰하기 어려운 이유로 원유 대량 구매 이외에도 코로나19 사태 당시의 의료용품 사재기, 지난해의 희토류 수출 통제까지 거론한 셈이다. 아주 대놓고 원색적인 비난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이 정도 되면 정상회담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실제로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은 미 무역대표부(USTR) 출신의 중국 전문가인 제프리 문이 "연기될 가능성이 50% 이상에 이를 것으로 본다"고 한 발언을 인용,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베선트 장관이 미중 무역협상을 총괄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그는 "우리는 중국의 은행 2곳에 2차 제제(특정 제재 대상과 거래한 제3자에 대한 제재)를 가할 용의가 있다"는 요지의 말을 중국에 전했다면서 중국과 이란의 원유 및 자금 거래를 문제 삼기도 했다.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아도 괜찮다는 식으로 중국을 작심한 채 자극했다고 볼 수 있다.

정상회담이 또 다시 연기될지 모른다는 사실은 양국 모두에서 준비가 체계적으로 진행되지 못하는 현실에서도 잘 알 수 있다. 관세를 비롯한 구체적 현안에 대한 논의가 거의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대면해봐야 의미가 있겠느냐는 얘기가 된다. 유력 외신들이 양자 대면이 예정대로 이뤄지더라도 형식적 회담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1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정상회담을 연기할 생각이 별로 없는 것처럼 말했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중국은 내가 호르무즈 해협을 영구적으로 개방하려는 것에 매우 기뻐하고 있다"면서 "시진핑 주석은 내가 그곳(중국)에 도착하면 나를 아주 꽉 껴안아 줄 것"이라고 말한 사실을 보면 진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양국 정상회담이 불안하기만 한 국제 정세에 일말이라도 도움이 된다고 볼 경우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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