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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계 주한 美대사 지명자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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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4. 15. 00:00

13일(현지시간) 주한 미국대사로 지명된 미셸 박 스틸 당시 미국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이 2024년 7월 10일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 앞에서 진행된 '북한자유주간'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년 넘게 공석이던 주한 미국대사에 한국계인 미셸 박 스틸(한국명 박은주) 전 연방 하원의원을 공식 지명했다. 스틸 전 의원이 의회 인준을 통과하게 되면 성 김 전 대사 이후 두 번째 한국계 주한 미국대사가 된다. 한미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 한국을 잘 알고 미국 정부 핵심 라인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인사가 대사로 지명됐다는 점에서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스틸 지명자는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청소년기 일본을 거쳐 20대 초반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의 부모는 한국전쟁 당시 북한을 탈출한 실향민이다. 1992년 LA 폭동으로 한인들 삶의 터전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목도하면서 한인의 목소리를 미 주류 사회에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정치 입문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2020년 공화당 소속으로 캘리포니아주에서 당선돼 하원에 입성했다. 2022년 재선에 성공했으나 2024년 선거에서는 600여 표 차이로 낙선했다. 당시 대선 유세 중이던 트럼프 후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그의 가족은 공산주의에서 탈출한 미국 우선주의 애국자"라는 글을 올리며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스틸 지명자는 하원의원 재임 기간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이나 북한 인권 관련 법안을 지지한 것으로 돼 있다. 또 중국의 인권침해에 반대하는 위원회에서 활동했고 대만 민주주의 지지 입법에 참여하는 등 중국에 대한 견제 입장도 보였다.

이번 지명으로 지난해 1월 필립 골드버그 대사 이임 이후 1년 넘게 이어진 주한 미국 대사 공백 사태는 해소될 전망이다. 그사이 조셉 윤, 케빈 김 등 두 명의 대사 대리가 부임했으나 각각 9개월과 2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본국으로 복귀했다. 이 때문에 한미 간 정책 조율이나 상호 메시지 전달이 매끄럽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일각에서는 한미 동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지금 한미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 미중 경쟁은 반도체를 비롯한 여러 산업의 공급망, 인공지능(AI), 군사 분야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격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는 경제와 안보 문제에서 전략적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국 기업들도 미국 정책에 직접 영향권에 놓여있어 외교가 곧 산업 정책이 되는 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에 대한 압박을 거침없이 하는 편이어서 방위비 협상이나 관세 문제, 중동전쟁 참여 등 미국과 긴밀한 의견 조율이 필요한 현안이 그 어느 때보다 산적해 있다.

스틸 지명자는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공화당 내 대표적인 '지한파'이면서 '친(親)트럼프' 인사로 통한다. 일단 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하지만 그래서 커질 수도 있는 미 정부의 압박을 어떻게 슬기롭게 헤쳐나갈지 우리의 외교력을 집중해야 할 때임을 정부는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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