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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가·환율 다시 요동…긴장 늦춰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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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4. 14. 00:00

/연합
지난 주말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미·이란 1차 종전 협상이 결렬된 뒤 유가와 환율은 급등하고 주가는 하락하는 등 원자재·금융시장이 다시 요동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드나드는 모든 선박을 차단하겠다"며 '완전 봉쇄'를 언급한 게 방아쇠가 됐다.

13일(한국시간) 오전 8시 10분 기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8.68% 오른 배럴당 104.95달러를 기록했다. 하루 만에 9%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3원 이상 오른 1498.36원까지 치솟았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08%(121.59포인트) 내린 5737.28에 출발했다. 이후 미 중부사령부가 "이란 항구 외의 항구를 출발지나 목적지로 하는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데 대해선 항행의 자유를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환율은 내리고 주가는 하락 폭을 줄였다. 이번 조치가 '무차별 봉쇄'가 아니라 이란산 원유를 수출하는 데 사용되는 유조선이나 이란에 무기나 물자를 제공하는 선박을 차단하는 데 목적이 있음을 분명히 한 데 따른 것이다.

문제는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통제하고 있는 이란이 이런 조치를 그냥 보고 있겠느냐는 것이다. 미군은 해협 내 항로 개설 작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조만간 해운업계에 안전 항로를 공유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미 이란은 1차 회담 결렬 직후부터 미국에 강력한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란이 예멘의 후티 반군을 움직여 세계 원유 물동량의 12%가 지나는 홍해의 봉쇄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세계 원유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까지 통행이 어려워지면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가늠하기조차 어려울 것이다. 공공부문이든 민간이든 빠른 시일 내 사태가 끝날 것이라는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 미·이란 양측이 2주간의 휴전 기간에 돌파구를 찾을 수도 있지만, 1차 협상 분위기로 봐서는 종전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꽤 걸릴 가능성이 높다.

이미 원유, 나프타 외에 중동 의존도가 높은 헬륨, 브롬 등 반도체·의료, 전자·화학 등 산업의 필수 소재의 공급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13일 보고서에서 중동 리스크 장기화 시 에너지 가격 상승보다 석유화학 원료 및 산업 소재 공급 차질로 인한 공급망 리스크가 더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투자은행(IB) 나티시스는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이 1%로 떨어지고 물가는 급등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2%)의 반토막이다. 금융자산 투자자들도 지금처럼 불안한 상황에서는 긴 시각을 갖고 '수익 추구'보다는 '리스크(위험) 분산'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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