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리호남 행방 알 상황 아니었다" 주장
"새로운 증거 확보했다면 제시 못할 이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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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19일 수원고등법원 형사1부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7년 8개월을 선고하며 이같이 밝혔다. 2019년 7월 필리핀에서 열린 '제2차 아시아태평양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아태 평화 국제대회)'에 리호남이 참석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실질적인 증거로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대법원은 6개월 후 이 판결을 확정지었다.
그러나 대법원 판결 열 달 만에 국정원은 사법부의 판단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이종석 원장은 지난 3일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국정조사'에서 "리호남이 2019년 7월 필리핀을 방문하지 않은 정보 등 재판에 제출되지 않은 문건이 다수 발견됐다"며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균형' 있는 시각으로 바라볼 자료들이 '누락'됐다고 밝혔다. 리호남은 당시 필리핀이 아닌 중국에 있었다는 것이다.
◇ 리호남 행방, 국정원 정말 알고 있었나
대북송금 수사를 담당한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는 "국정원의 주장에는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9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국정원은 리호남의 아태 평화 국제대회 참석 여부를 알만한 상황이 아니었다"며 재판 당시 국정원이 제출한 증거를 이유로 들었다. 그는 "재판 당시 리호남 부재의 근거로 제시된 국정원 보고서는 행사용 팸플릿 수준으로, 리호남을 중심으로 작성된 보고서가 아니라 참석자 명단이 적힌 정도였다"고 했다. 전문성을 지닌 문건이 아닌 탓에 법정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국정원이 말하는 '리호남이 행사장에 안 나타났다'는 주장과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리호남에게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을 건넸다'는 주장은 양립이 가능하다"며 "법원은 리호남 필리핀 부재를 증명할 국정원의 핵심 증거를 배제한 게 아니라 검찰의 자료가 더 일관적이고 신빙성 있다고 판단해 이 전 부지사에게 실형을 선고한 것이다. 추가적인 증거가 있었다면 왜 당시 제출하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 '국정원 몰랐다' 배경엔 대북사업 '중단'
박 검사는 "2018년 남북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자 문재인 정부는 방북을 넘어 김정은의 답방을 원했다. 국정원이 이를 추진했고, 북한은 돈을 원했다. 안부수라는 대북 브로커를 통해 사업이 진행됐는데 돈 문제가 발생한다. 이때 이 전 부지사가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김 전 회장이 '쩐주'로 합류하고, 쌍방울이 대북 사업에 뛰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이미 발을 뺀 국정원은 이후 관련 내용을 파악할 수는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대북사업을 관리하던 국정원은 2019년 1월부로 관련된 활동에서 모두 발을 뺀다.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되던 쌍방울이 대북 사업에 합류하자 부담을 느낀 것"이라며 "리호남의 행방을 알만 한 블랙요원(신분과 직업을 위장한 공작 요원)들도 철수했다. 같은 해 7월 아태 평화 국제대회를 관리한 직원들은 행사용 화이트요원(공식 직함을 갖고 활동하는 정보 수집 요원)들로 리호남의 행방을 알 수 있는 이들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박 검사는 그러면서 "현재 국정원의 주장은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자신들의 주장을 증명할 근거가 추가로 확보됐다면 이를 제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리호남의 7년 전 동향까지 자세하게 알고 있었다면 지금도 그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에 국정원은 "국정원은 행정부 소속 국가기관으로서 국가기관의 법령에 따른 자료 제출 요구에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