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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레알 체제 전환 고운세상코스메틱, ‘닥터지’ 해외진출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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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영 기자

승인 : 2026. 04. 12. 17:43

로레알 출신 안정은 GM 새 수장
'닥터지' 유럽·중남미 단계적 진출
외연 확장 대신 단일 브랜드 집중
유통채널 협력 넓혀 실적반등 도전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닥터지(Dr.G)'를 운영하는 고운세상코스메틱이 로레알 출신 인사를 수장으로 선임하며 사실상 완전한 '로레알 체제'로 전환했다. 지난 11년간 회사를 이끌며 매출을 20배 가까이 성장시킨 이주호 대표가 물러나고, 이달부터 로레알 출신의 안정은 제너럴 매니저(GM)가 국내외 사업을 총괄한다.

12일 고운세상코스메틱에 따르면 회사는 이달 초 안정은 GM을 닥터지 국내외 사업 총괄로 선임했다. 안 총괄은 뷰티 업계에서 23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인물로 2022년부터 로레알코리아 컨슈머 뷰티 사업부(CPD)를 이끌었으며, 지난해 4월부터는 닥터지 해외사업 총괄을 맡아왔다.

이번 인사는 2024년 12월 로레알이 스위스 유통기업 미그로스로부터 고운세상코스메틱을 인수한 이후 약 1년 4개월 만에 단행된 핵심 경영진 교체다. 회사 측은 "고운세상의 성장을 위해 헌신해 온 이주호 대표는 새로운 행보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며 "안정은 사업 총괄은 국내외 시장 전반에 걸친 깊은 이해와 풍부한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닥터지의 글로벌 도약을 이끌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로레알의 스킨케어 전략 보완과 맞물린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로레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월 어닝콜에서 "스킨케어 사업부가 지난 8년간 강한 성장을 이어왔지만 2025년은 로레알의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하며, 부진 원인 중 하나로 효능 중심 인디 브랜드 확산을 지목했다.

글로벌 1위 뷰티 기업조차 기능성과 전문성을 앞세운 인디 브랜드에 일부 주도권을 내주고 있음을 인정한 셈이다. 교보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로레알이 스킨케어 부진의 원인으로 인디 브랜드 확산을 명확히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흐름 속 닥터지는 로레알의 더마 중심 전략을 견인할 핵심 브랜드로 부상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지원이 더해지면서 글로벌 확장 역시 본격화될 전망이다.

닥터지는 올해 오세아니아, 북미 등에 이어 유럽과 중남미까지 사업 영역을 단계적으로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일본, 미국, 태국 등 13개국에 진출한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피부과학에 뿌리를 둔 브랜드 헤리티지와 제품 효능을 앞세워 닥터지를 전 세계에 알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회사 전략도 이에 맞춰 재편되고 있다. 회사는 과거 '10년 내 10개 브랜드'를 목표로 비건 브랜드 '비비드로우', 메이크업 브랜드 '힐어스' 등을 론칭하며 외연을 확장해왔으나, 로레알에 인수된 지난해부터 이들 브랜드의 운영을 순차적으로 종료했다. 현재는 닥터지 단일 브랜드 체제로 재편된 상태다. 자원을 분산하기보다 핵심 브랜드에 집중해 글로벌 확장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실적은 다소 주춤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고운세상코스메틱 매출은 232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성장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213억원으로 28% 감소했다. 판매관리비는 줄었지만, 매출원가는 14.9% 증가했다. 자산 이동도 있었다. 상표권을 로레알 본사(L'OREAL S.A.)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약 827억원의 잡이익이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018년 로레알이 약 6000억원에 인수한 '3CE(스타일난다)'가 대표 사례다. 3CE는 인수 초기 성과 이후 영업이익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며 고전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당시 업계에서는 글로벌 대형 조직 체제 안에서 K-뷰티 특유의 빠른 트렌드 대응력이 둔화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3CE는 구조조정과 패션 부문 정리 등을 통해 사업 구조를 재정비했다. 로레알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3CE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고, 국내에서도 4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는 등 재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운세상코스메틱 관계자는 "닥터지는 로레알 그룹의 일원으로 브랜드 포트폴리오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며 "국내 매스 스킨케어 1위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주요 유통 채널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소비자 접점을 꾸준히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00년 설립된 고운세상코스메틱은 피부과 전문의 안건영 박사가 설립한 더마 화장품 브랜드로, PX 크림으로 알려진 닥터지의 '블랙 스네일 크림' 등을 앞세워 성장해 왔다.
차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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