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시승기] 각진 야성미·V8 사운드… 눈과 귀가 즐거운 ‘남자의 차’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413010003566

글자크기

닫기

남현수 기자

승인 : 2026. 04. 12. 17:41

'AMG G 63 마누팍투어' 타보니
1979년 첫 출시 후 고유 정체성 유지
정통성에 AMG 첨가… 제로백 4.4초
특유의 마초적 매력으로 소유욕 자극
메르세데스-벤츠 'G 클래스'. AMG G 63은 하나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각진 디자인과 사다리꼴 프레임, 그리고 V8 엔진까지. 도심에서는 특유의 디자인과 우렁찬 배기음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험로에서는 뛰어난 성능으로 경쟁자를 압도한다.

G 클래스는 1979년 첫 출시 이후 큰 변화 없이 고유의 디자인과 정체성을 유지해 온 드문 모델이다. 박스형 실루엣과 동그란 헤드램프, 후면 스페어타이어, 보닛 위로 솟아오른 방향지시등까지 모든 요소가 G 클래스를 대표하는 상징적 디자인이다. 무심한 선 하나에도 헤리티지가 담겨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G 바겐'의 정체성은 도심이 아닌 험지다. G 클래스에서 알파벳 'G'는 오프로드를 달리는 자동차를 뜻하는 독일어 'Gelandewagen'의 앞글자를 따왔다.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면을 매끈하게 다듬는 최근 트렌드와 달리 G 클래스는 바람 따위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듯 네모 각진 모양이다. 문을 열고 닫을 때 나는 '철컥'이는 소리도 다른 어떤 모델에서도 느낄 수 없는 G 클래스만의 특징이다.

AMG G 63은 정통성에 고성능 DNA를 더했다. AMG를 상징하는 수직형 파나메리카나 그릴과 붉은 브레이크 캘리퍼, 22인치 휠, 측면 배기구까지 외관만으로도 일반 G 클래스와 확연히 구분된다. 정통 오프로더의 골격 위에 AMG 특유의 다이내믹함을 더한 셈이다.

도심에서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도로에서 마주친 사람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G 63으로 쏠린다. 만화책에서 튀어나온 듯한 각진 디자인과 8기통 엔진이 뿜어내는 강력한 배기음. 모든 요소가 도로 위 평범한 자동차와 다른 매력을 발산하는 덕이다.

실내도 기능에 충실하다. 커다란 디스플레이 두 개를 나란히 연결해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모니터로 사용하는 건 여느 모델과 다르지 않다. 대신 G 63은 오프로드 성능을 강조하는 만큼 험지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즉각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치했다.

뻥 뚫린 도로에 올라 가속 페달을 짓이기면 보닛 아래 잠자코 있던 V8 4.0ℓ 터보 엔진이 일을 시작한다. 585마력에 달하는 최고출력과 86.6㎏f.m에 달하는 최대토크 덕에 2.5톤이 넘는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단 4.4초 만에 도달하는 가속 성능은 오프로드 주행에 초점을 맞춘 SUV라는 사실이 잊힐 만큼 경쾌하다.

와인딩 도로에서는 또 다른 면모를 드러낸다. 뒷바퀴 기반 AMG 퍼포먼스 4매틱이 전후 토크를 4:6으로 배분하며 민첩한 코너링을 돕는다. 육중한 차체가 스티어링휠을 돌리는 대로 정확하게 따라온다.

과감하게 코너를 파고들면 사이드 볼스터가 볼록 솟으며 운전자 몸이 시트 밖으로 벗어나지 않도록 지탱한다. 덕분에 더 본격적인 도로 공략이 가능하다. 예상보다 과감한 주행 성능이 놀랍다.

한계도 분명하다. 보디 온 프레임 구조 특성상 승차감은 기대만큼 부드럽지 않다. 고급 SUV의 안락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마초적인 매력'은 어느 모델과도 비교 불가다.

연비 역시 타협이 필요하다. 신나게 와인딩 도로를 달리고 나니 100ℓ의 연료통은 금세 바닥을 보인다. G 63에서 인생의 교훈을 하나 배운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하지만 이 차를 선택하는 소비자에게 효율은 우선순위가 아닐 터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엔진에 부하가 많이 걸리지 않을 때 실린더 4개를 잠재우는 AMG 실린더 매니지먼트 비활성화 시스템을 품고 있다는 사실이다.

G 63은 완벽한 차는 아니다. 연비도, 승차감도, 2억을 훌쩍 넘는 가격도 합리적이라고 보긴 어렵다. 그럼에도 이 차는 특별하다.

모든 차가 천편일률적으로 비슷해지는 자동차 시장에서 G 63은 여전히 자기만의 개성을 드러낸다. 이 차를 단 한 번이라도 경험하고 나면 누구나 한 번쯤 소유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가격은 2억6120만원부터.
남현수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