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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폭등에도 최고가격제 동결, 정유사 신사업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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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기자

승인 : 2026. 04. 12. 16:03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 2024원, 전국 평균가격 2000원 눈앞
가격 억제에 정유사 투자 위축…SAF 등 신사업 차질
대리점 5년간 11% 감소에 수급 불안 우려도
3차 석유 최고가격 동결
3차 석유 최고가격 동결./연합
국제 유가가 폭등하는 가운데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 동결 조치까지 겹치며 정유사의 신사업 투자에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원가 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정유사들이 수익성 악화로 미래 사업 투자를 미루면서다. 단기 가격 안정을 위한 정부 정책이 산업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2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0.18원 오른 2024.41원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 가격도 1992.53원으로 2000원선 돌파를 앞두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고유가 기조가 장기화하는데도 정부의 가격 억제책으로 인해 원가 부담을 덜어낼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부가 3차 석유 최고가격을 2차와 같은 수준으로 동결하면서 시장의 원가 상승 부담을 정유사가 온전히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원가 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고 그동안 추진해온 투자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다. 특히 지속가능항공유(SAF)와 바이오 선박유 등 '화이트 바이오' 분야 투자가 지연되는 분위기다. 이들 사업은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한 만큼 안정적인 수익 기반이 전제돼야 한다. 그러나 가격 통제 상황에서는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정부가 사후 보전을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기준과 시점이 불투명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당장의 생존이 급해 미래 먹거리는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유통망 역시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 도매 마진 축소와 비용 부담이 겹치면서 대리점 구조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한국석유유통협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 석유대리점 수는 11% 감소했다. 대리점은 전체 석유 공급의 43%를 담당하는 핵심 유통 채널이다. 업계는 유통망 붕괴가 현실화될 경우 수급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일부 정치권이 제기하는 횡재세 도입 논의는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유사의 이익은 현금 흐름과 무관한 장부상 '재고평가이익'이 대부분이다. 재고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 가치가 시장 가격 상승에 따라 장부상으로만 늘어난 회계적 이익으로 실제 투자 여력과는 무관하다. 전문가들은 단기 가격 통제보다 구조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손양훈 인천대 교수는 "명확한 보전 기준과 유통 비용 구조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며 "정책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공급망 불안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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