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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문제없다는데…‘깜깜이’ 주사기 수급에 현장은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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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미 기자

승인 : 2026. 04. 08. 18:10

일회용 주사기 관리 ‘사각지대’
하루 사용량·재고 파악 불가
“필수 소모품 관리체계 재정비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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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주사기 등 의료소모품 수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지만 정작 의료 현장에서는 품절과 가격 급등, 주문 지연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하는 환자들의 경우 주사기 확보에 대한 불안이 이어지면서 전방위적으로 우려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8일 정부 등에 따르면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전날 의료제품 수급 대응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의료제품과 관련해 발생하는 불공정 행위에 대해 어떠한 예외도 없이 엄정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최근 중동 정세에 따른 공급망 불안 해소에 나섰다. 특히 품절이 이어지고 있는 주사기의 경우 생산량이 평시 수준과 유사하거나 그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장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이미 온라인 의료소모품 유통 채널에서는 주사기와 수액세트, 위생장갑 등 주요 품목의 출고 지연 공지가 이어지고,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어서다. 일부 품목은 짧은 기간 내 가격이 수배 상승하거나 주문 자체가 제한되고 있다.

실제 의료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주사기를 한 달 단위로 주문해왔는데 지금 확보된 물량도 길어야 한 달 정도"라는 의료인들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당뇨 환자나 가정에서 치료를 이어가는 반려동물 보호자들까지 주사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호소가 잇따른다.

가장 큰 문제는 정부가 관리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데이터 기반이 취약한 상황에서 수급 이상이 발생하고 있다 점이다.

주사기는 대부분 의료행위에 포함된 재료로 분류돼 별도 청구가 이뤄지지 않는 '산정불가' 항목이다. 예를 들어 근육주사 수가 안에 주사기와 바늘 비용이 포함되는 구조로, 의료기관에서 주사기를 얼마나 사용하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건강보험 청구 과정에서 축적되지 않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역시 한계를 인정하고 있다. 심평원 관계자는 "급여가 적용되는 일부 특수 주사기의 경우 품목별 코드가 나뉘어 있어 특정 제품을 지정하면 통계 산출이 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일회용 주사기는 별도 코드가 없어 전체 사용량을 집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유통 구조도 통계 공백을 키우는 요인이다. 주사기는 의약품과 달리 상당 부분이 병원 자체 구매나 민간 유통업체,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공급된다. 국가가 생산·출고·사용 흐름을 일괄적으로 추적하는 체계가 아니다 보니 병원별 재고와 소진량 역시 중앙에서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대한병원협회가 일일 사용량과 재고를 직접 점검하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협회 차원에서라도 수급 이상 징후를 파악하지 않으면 대응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의료계는 주사기 수급 문제를 단순한 시장 이슈가 아닌 국가 의료안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 일부 의료단체는 필수 의료소모품 비축 확대, 공급 우선 배분 시스템 구축, 유통 단계 모니터링 강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성규 병협 회장은 "국제 정세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의료 현장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회원병원과 긴밀히 협력해 필수 의료제품의 안정적 공급을 확보하고 국민 건강 보호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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