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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연합 |
분기 영업이익은 2018년 기록했던 '연간' 최대영업이익 58조89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지금까지 가장 돈을 많이 벌었던 해의 1년치를 올해 석 달 만에 벌어들였다. 이는 시장 예상치도 크게 뛰어넘는 것으로, 증권가의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37조원 정도였다.
이번 성적은 세계 주요 빅테크 기업들과도 견줄만하다. 애플이 509억 달러, 엔비디아가 443억 달러이며, 마이크로소프트가 383억 달러로, 달러화 기준 삼성전자 380억 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359억3000만 달러였다.
이런 호실적은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었다. 주요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확충하면서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 증가가 꾸준히 이어졌고,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D램과 낸드 제품 가격이 크게 올라 도움이 됐다. 삼성이 뒤늦게 뛰어든 고성능 고대역폭메모리(HBM)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업계는 이런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 올해 D램 가격은 전년 대비 250%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연초에는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하반기부터 다소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AI 주력 단계가 학습에서 추론으로 전환하면서 AI 인프라 투자 확대 속도는 더 가팔라져 메모리 탑재량 증가가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강하다. KB증권은 삼성전자가 올해 327조 원, 내년에 488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세계 시가총액 1위인 엔비디아를 제치고 '글로벌 영업이익 1위'가 될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와 함께 우리 반도체 산업을 이끄는 SK하이닉스도 이달 말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 역시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들 전망치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51조1956억원, 영업이익은 36조337억원으로, 영업이익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84.29%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기업이 역대급 실적을 내는 것은 반길 일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나라 경제가 반도체 한 업종에만 의존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최근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우리가 유독 크게 타격을 받는 걸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정부는 기업의 성과가 나라의 경쟁력 제고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는 서둘러 철폐하고 모든 기업이 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올해 초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반도체특별법에는 관련 기업들이 원하는 주52시간 근무 예외 적용이 빠졌는데, 시급히 논의해 적용하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