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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 30만 시대 下] 커지는 유학생 시장…준비 없는 확대에 흔들리는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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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김남형 기자

승인 : 2026. 04. 07. 16:14

대학·유학생 수요 맞물리며 시장 급성장
언어능력·생활 인프라·학사관리는 뒷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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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7일 한국외대 캠퍼스 안 산책로를 따라 외국인 유학생 두 명이 걸어가고 있다./김태훈 기자
학령인구 감소 속에 국내 대학과 외국인 유학생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유학생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대학은 재정 기반과 국제화 역량 강화를, 유학생은 학위와 취업·체류 기회를 기대하지만 확대 속도에 비해 교육의 질과 지원 체계는 충분히 갖춰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학가에서 외국인 유학생은 이제 국제화 전략을 넘어 대학 운영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학·대학원에서 수학 중인 외국 학생은 비학위 과정생을 포함해 25만3434명에 이른다. 상당수 대학에서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학령인구 감소와 재정난에 대응하는 현실적 선택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유학생 쏠림을 키운 배경에는 비자 제도와 세계대학평가(QS·THE 등)가 맞물린 구조가 있다. 현재 법무부는 외국인이 국내에서 구직활동을 할 때 받는 점수제 구직 비자(D-10-1)와 우수인재 거주비자(F-2-7) 심사에서 THE 200위권 또는 QS 500위권 이내 대학 졸업자에게 가점을 부여하고 있다. 연구(E-3)와 특정활동(E-7) 비자 신청 때도 일부 요건이 완화된다. 유학생 입장에서는 어떤 대학을 졸업했는지가 곧 취업과 체류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대학들 역시 이런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국제학생 비율은 세계대학평가의 주요 지표 중 하나로 반영된다. 세계대학평가 순위는 국내에서 대학 경쟁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받아들여지는 만큼, 순위 상승은 연구비 확보와 산학협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상위권 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대는 외국인 학생 대상 글로벌학부 신설을 추진 중이며, 관련 모집안내를 이달 말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문제는 대학과 유학생의 수요가 맞아떨어져 시장이 커지는 속도만큼 교육과 지원 체계가 뒷받침되고 있느냐다. 전국 4년제 대학 207곳의 학위과정 외국인 유학생 9만4025명 가운데 교육부가 제시한 언어능력 기준을 충족한 학생은 4만6913명으로 49.9%에 그쳤다. 절반가량이 기준에 미달한 셈이어서 강의 이해도와 조별 과제, 토론 수업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대학 현장에서는 생활 인프라를 둘러싼 갈등도 나타나고 있다. 전북대는 올해 1학기 전체 생활관 정원 4886명 중 1812명(37.1%)을 유학생에게 우선 배정하려 했다가 내국인 재학생 반발이 거세지자 이를 철회했다. 유학생 확대가 대학 운영에 새로운 활력을 줄 수는 있지만, 준비 없는 확대는 내국인 학생과의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교육부도 정책의 무게중심을 양적 확대에서 질 관리로 옮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은옥 교육부 차관은 지난달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총회에서 "2027년까지 달성을 목표로 한 '외국인 유학생 30만명 유치'가 올해 조기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는 국제적 위상에 걸맞은 선진국형 유학생 정책을 펼쳐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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