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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 선박 호르무즈 통과에 외교력 집중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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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4. 07. 00:01

/연합
지난 주말 프랑스와 일본 선박이 이란이 통행을 막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이란은 중국, 러시아 등 자국의 우방은 물론 필리핀, 이라크 등의 선박의 안전 통행을 보장해 줬다. 반면 한국 선박 26척과 선원 170여 명은 호르무즈 주변 공해상에 발이 묶여 기약 없이 대기 중이다. 앞서 태국, 말레이시아도 이란과의 합의를 발표했다. 전쟁이 한창이지만 해협 통과가 불가능한 건 아닌 셈이다. 앞서 지난달 14일 인도는 "이란과 직접 대화가 성과를 냈다"면서 인도 선적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2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인도 정부는 추가로 22척의 통과를 협의 중이라고 했다.

미국의 강력한 우방이고 똑같이 호르무즈 파병 요구를 받은 프랑스와 일본 선박의 해협 통과는 한국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처럼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일본의 해협 통과는 타산지석이다. 일본은 해협 봉쇄 초기부터 이란과 독자적 대화 채널을 가동하며 이란 측과 협의에 나섰다고 한다. 일본은 과거부터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원유 수입국 다변화를 추진했는데, 이란이 주요 대상국이었다. 40여 년간 미국 주도의 경제 봉쇄로 이란의 산업 인프라가 노후한 만큼 경제협력의 잠재력이 엄청나다는 점도 고려됐다.

한국도 2015년 미국 등 6개국과 이란이 이란 핵협정(JCOPA)을 맺자, 이란과의 경협에 적극 나섰다. 2016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양국 수교 후 처음으로 이란을 국빈 방문하기도 했다. 사상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했고 456억 달러 규모의 양해각서가 체결됐다. 하지만 2018년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이 협정에서 탈퇴하고 강력한 경제제재에 나서면서 경협은 고비를 맞았다. 박 전 대통령의 테헤란 방문 때 약속한 이란 대통령의 방한 초청도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비슷한 상황에서도 2019년 12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도쿄로 초청해 정상회담을 가졌다. 일본은 미래의 국익을 위해 이란과의 관계 유지에 각별한 공을 들여왔고 그런 평소의 외교적 노력이 결실을 맺은 셈이다.

한국·일본·중국 등 동아시아 3국은 중동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중동전이 발발하자 그중에서도 한국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원유 공급 차질로 인한 물가 불안과 공급망 교란 등 피해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우리 외교 당국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이란 외무부 장관과 통화해 우리 선박의 안전한 항행 보장을 요청했지만, 성과가 없다. 이란이 통제 중인 호르무즈 해협을 최근 24시간 동안 약 15척 안팎의 선박이 통과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란이 해협 통행을 직접 통제하며 '선별 통행' 체제를 본격화한 것이다. 우선, 대기 중인 26척의 우리 선박이라도 선별 통행을 허용받을 수 있도록 모든 외교 역량을 집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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