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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이 잠가 올린 IPO 주가…락업 해제 후 옥석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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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라 기자

승인 : 2026. 04. 06. 18:06

확약 비중 높을수록 상장 직후 매도물량 감소 효과
초기 급등 이후엔 실적·성장성 따라 주가 향방 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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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이미지는 AI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신규 상장주가 공모가를 크게 웃도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상장 초반 주가가 오른 배경을 기업 경쟁력만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확약 확대에 따라 상장 직후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유통 물량이 줄어든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락업(의무보유) 해제 이후에도 주가가 버티는지는 해당 기업의 실질 경쟁력을 가늠하는 기준이라는 평가다.

6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상장 종목의 기관투자자 의무보유확약 신청률 평균은 61%로, 지난해 평균 19%를 크게 웃돌았다. 기관 배정 물량의 최소 40%를 확약 기관에 우선 배정하는 제도가 올해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기관들이 확약 비중을 높인 결과다. 기관 확약이 많을수록 상장 당일 바로 팔 수 있는 물량이 줄어 주가가 밀릴 가능성도 낮아진다.

최근 상장주의 초반 급등세가 기업 펀더멘털뿐 아니라 제도 변화가 만든 수급 효과와도 맞물려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모델 에이전시 에스팀은 기관 공모 물량의 83%가 보호예수 확약 기관에 배정됐다. 이에 따라 상장 첫날 유통 가능 주식 수가 당초 예상보다 약 13%포인트 줄었고, 이것이 따따블 배경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오 기업 아이엠바이오로직스 역시 기관 배정 150만주 가운데 6개월 확약이 58%, 3개월 확약이 25%로 3개월 이상 장기 확약 물량만 83%에 달해 상장 초기 유통 부담이 크게 줄었다.

반면 의무보유확약이 높다고 해서 주가가 끝까지 버티는 것은 아니다. 금융플랫폼 한패스는 기관 배정 물량 중 83%에 확약이 설정됐지만 상장 다음 날 주가가 장중 19% 넘게 급락했고 현재 주가는 공모가(1만9000원)를 밑돌고 있다. 대형주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도 공모가(8300원) 대비 약 26% 하락한 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확약 비중이라도 단기 물량이 얼마나 빨리 풀리느냐, 상장 이후 매수세가 이를 받아낼 만큼 탄탄하냐에 따라 주가 흐름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시장에서는 락업이 상장 초반 주가를 받쳐줄 수는 있어도 기업가치 자체를 대신할 수는 없다고 본다. 이날 에스팀의 1개월 확약 물량과 아이엠바이오로직스의 첫 15일 확약 물량이 해제된 가운데 종가는 에스팀 8740원, 아이엠바이오로직스 4만6550원이었다. 두 종목 모두 공모가 대비로는 여전히 상승 구간에 있지만, 상장 첫날 기록한 고점(각각 3만4000원·10만4000원)과 비교하면 각각 74%, 55% 급락했다.

앞으로도 락업 해제는 줄줄이 예정돼 있다. 한패스는 오는 9일 기관 배정 물량의 36.8%에 해당하는 단기 확약이 풀린다. 에스팀·아이엠바이오로직스·한패스 세 종목 모두 4월부터 9월 사이 1개월·3개월·6개월 단위로 물량이 순차 해제될 예정이다. 특히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9월 20일 전체 기관 배정의 58%에 달하는 물량이 한꺼번에 풀릴 계획이다.

케이뱅크도 지난 5일 1개월 확약 물량 329만여주가 해제된 데 이어 9월 5일에는 전체 상장주식의 3%에 달하는 6개월 확약 물량 1080만주가 추가로 나온다. 대형주의 경우 수급 요인만으로는 밸류에이션 부담을 넘기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의무보유 확약 확대는 상장 초기 수급 안정에 분명 도움이 되지만 결국 락업이 풀린 뒤에도 주가가 유지되느냐는 실적과 성장성, 밸류에이션이 결정한다"며 "최근 IPO 시장의 강세를 해석할 때도 단순 흥행보다 확약 비중과 해제 일정까지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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