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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불 ‘핵연료 주기’ 공동연구 MOU 체결… 2030년 ‘핵폐기물 대란’ 정면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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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6. 04. 03. 17:17

세계적 핵재처리 오라노사 기술 도입…상업용 저농축 우라늄(LEU) 가능한가...
2030년 고리·한빛 원전 포화 앞두고 '에너지·안보 자율성' 승부수
핵추진잠수함용 저농축 우라늄 기술 잠재력도 기대하는 듯....
3일 국빈 방한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국의 최대 안보 난제 중 하나인 '원자력 연료 공급망' 협력을 위한 공동 연구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韓·佛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을 통해 한·불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그 핵심 과제로 '핵에너지 전략 로드맵'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순한 경제 협력을 넘어, 한국의 '핵에너지 주권' 확보를 향한 역사적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0403 Orano 재처리
프랑스 노르망디 반도의 끝자락에 위치한 라아그(La Hague) 재처리 시설 전경. 세계 최대 규모의 상업용 핵연료 재처리 단지다. 프랑스 국영 원자력 기업인 오라노(Orano, 구 아레바)가 운영하며, 전 세계 경수로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용량의 약 절반(약 45%)을 차지하는 핵심 시설이다. / Orano그룹
2030년 '원전 중단' 위기… 프랑스 기술로 뚫는다

이번 MOU의 가장 시급한 배경은 턱밑까지 차오른 사용후 핵연료 포화 문제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고리 원전의 저장 시설 포화율은 95%를 넘어섰으며, 한빛·한울 원전 역시 2030년을 기점으로 저장 용량이 한계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대로라면 4년 뒤 대한민국은 원전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사상 초유의 '에너지 셧다운'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그동안 한국은 미국의 비확산 정책에 묶여 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나 우라늄 농축이 엄격히 제한돼 왔다. 그러나 이번에 프랑스와 손을 잡으면서 돌파구를 찾았다.

특히 한국수력원자력과 프랑스 국영 원전기업인 '오라노(Orano)' 간 협력 양해각서에는 핵연료 주기와 관련한 양사 간의 포괄적 협력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한·불간 '원자력 연료 공급망' 협력을 강화해, 한국은 안정적인 연료 조달 기반을 확보하고, 프랑스는 한국과 함께 글로벌 원자력 시장 협력 기반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 국영 원자력 기업 '오라노(Orano)'가 운영하는 '라아그(La Hague)' 재처리 시설은 세계 최대 규모로, 습식 재처리(PUREX) 기술의 결정체로 불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안보전문가는 우리 국익을 위해서 한국은 이번 韓·佛 '원자력 연료 공급망' 공동 연구 양해각서(MOU)를 통해 한국의 사용후 핵연료를 프랑스 현지에서 위탁 처리하는 방안과 함께, 프랑스의 선진 핵기술을 전수받아 국내에 '한국형 재처리 시설'을 건립하기 위한 공동 연구에 착수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는 세종연구소 정성장 부소장이 지난 1월21일자 '세종포커스'에서 제안한 '한불 빅딜 전략'의 핵심이기도 하다.


핵잠수함용 '저농축우라늄(LEU)' 확보의 길...韓 독자적인 해군 원자력 확보위한 현실적 대안

3일 본지와의 취재를 통해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핵잠수함용 '저농축우라늄(LEU)' 핵연료 문제까지 이번에 논의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번에 한국과 프랑스가 농축, 재처리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으므로 장기적으로 우리가 핵잠 연료를 독자적으로 개발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는데 중요한 첫걸음을 내딛었다고 평가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분석했다.

한·미 동맹을 신뢰하지만 궁극적으로 자주국방을 추구하는 대부분의 군사안보 전문가들은 이번 '원자력 연료 공급망' 협력이 결국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위한 사전 포석으로 희망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는 서방 국가 중 유일하게 5~6% 수준의 저농축우라늄(LEU)을 연료로 사용하는 핵잠수함(쉬프랑급) 기술을 보유하고 세계적인 核강국이다.
90% 이상 고농축우라늄(HEU)을 쓰는 미국·영국과 달리, 프랑스 방식은 국제 핵비확산체제(NPT)를 준수하면서도 한국이 독자적인 해군 원자력을 확보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안보문제 전문가는 "미국의 ITAR(국제무기거래규정) 영향권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프랑스와의 기술 협력은 한국에 '전략적 자율성'을 부여할 것"이라며 "재처리를 통해 회수된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혼합한 MOX 연료 기술까지 확보할 경우, 핵잠수함 연료의 안정적 자급자족이 가능해진다"고 평가했다.


'방산-조선-핵' 묶은 거대 패키지 딜

이번 협력은 한국이 프랑스에 내줄 '선물'도 만만치 않은 '빅딜'의 성격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우리 정부가 프랑스의 노후화된 조선소 현대화를 위해 K-스마트 조선 기술을 지원하고, 유럽의 방위산업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건설을 위해 기여할 것으로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마크롱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140년 전 수교 당시의 인연을 넘어, 이제는 안보와 에너지를 공유하는 운명 공동체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있다.
프랑스와의 밀착이 한·미 원자력 협정의 틀을 흔들 수 있다는 미국의 우려를 어떻게 불식시키느냐가 관건이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한·불 협력이 지난해 경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안보 자율성 확대'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미국에 투명하게 설명하는 작업이 병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틀간의 짧지만 밀도 높은 윈-윈 성과를 이어간 韓·佛 정상회담은 대한민국이 불과 5년내로 다가온 '핵 폐기물 포화' 상황이라는 족쇄를 풀고, 향후 '핵추진잠수함'이라는 날개를 다는 대전환의 순간이 될 수 있을지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0403 Orano 재처리 v.2
프랑스 라아그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시설. 프랑스 국영 원전 기업 오라노(ORANO)가 라아그(La Hague)에서 운영하는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시설 내부 수조 전경. 핵재처리를 위해서 원격으로 로봇팔을 조종해 스테인리스로 제작한 바구니에 폐연료봉 다발을 집어넣은 뒤에는 9m 깊이의 저장 수조에 5년 동안 보관한다. / Orano 그룹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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