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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9명 찍었지만 안심 이르다…저출산 ‘구조 문제’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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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미 기자

승인 : 2026. 03. 30. 18:05

출생·혼인 동반 증가에도 “에코붐 효과”
데드크로스·지방소멸 동시 진행
저고위 ‘인구전략위’ 전환 추진
신생아 보살피는 의료진들<YONHAP NO-4844>
신생아 모습./연합
올해 1월 출산율이 1.0명에 가까워지며 반등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좋아진 것이 아니라 착시"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출산율 숫자 뒤에서는 이미 인구 감소와 고령화, 지역 붕괴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국가데이처에 따르면 올해 1월 합계출산율은 0.99명으로 전년보다 상승했다. 출생아는 2만6916명으로 6년 10개월 만에 가장 많았고, 혼인 건수도 2018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인구정책의 청신호가 켜졌다. 출산의 선행지표인 결혼이 늘면서 향후 2~3년간 출생아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인구 지표의 흐름은 '회복'이 아니라 '지연된 감소'에 가깝다고 진단한다. 1990년대 초반 출생한 에코붐 세대가 출산 연령대에 진입하며 일시적으로 수치를 끌어올린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출산이 가장 많은 연령대인 30대 초반 여성 인구는 다른 연령대보다 많은 상태다.

이런 와중 정부는 인구 정책 체계를 개편할 방침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인구전략위원회'로 확대해 출산 정책을 넘어 노동력, 외국인, 지역 인구까지 아우르는 컨트롤타워로 재편하는 것이 핵심이다. 예산 사전협의권까지 부여해 부처별로 흩어진 정책을 통합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존 기본계획이 출산율 제고에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인구 감소 자체를 전제로 한 대응 전략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출생아 수를 늘리는 접근에서 벗어나 인구 구조 변화에 적응하는 방향으로 정책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것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올해 신년사에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인구 문제 전반을 다루는 컨트롤타워로 개편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문제는 대통령 직속 저고위 부위원장 자리는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째 공석인데다가 '인구전략위원회'로 개편해 기능을 강화하는 작업 역시 사실상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출산율'이 아니라 '구조'를 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하혜영 국회입법조사처 선임연구관은 최근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세미나에서 일본의 지방창생 정책 10년을 돌아보며 "인구의 양적 확대가 어렵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축소사회를 전제로 한 지속가능한 지역 모델로 전환한 일본의 사례를 한국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종훈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회장은 "한국은 생산가능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가운데 부양 부담만 가중되는 기형적 인구구조가 되고 있다"며 "그럼에도 많은 정책이 사람을 늘리는 방향이 아니라 남의 동네 사람을 우리 동네로 뺏어오는 '제로섬 게임'에 몰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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