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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 박처원 등 서훈 박탈 기로…경찰, 정부포상 7만여건 전수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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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환혁 기자

승인 : 2026. 03. 29. 16:13

박처원 전 치안감, 고문기술자 이근안 등 서훈 박탈 추진
경찰 이달 중 전수조사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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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박성일 기자
과거 독재 정권 시절, 고문과 간첩 조작을 자행하며 '공로'를 인정받았던 수사 관계자들이 서훈 박탈의 기로에 섰다. 경찰이 1945년 창설 이래 수여된 정부 포상 및 대통령·국무총리 표창 7만여 건에 대해 전수조사를 전격 착수했다.

경찰청은 이달 초부터 공적 사유 전수 파악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29일 전해졌다. 부당한 공권력 행사를 이유로 경찰이 자체적인 전수조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국방부는 12·12 군사반란 당시 주요 임무에 종사했던 김진영 전 육군참모총장 등 10명에 대한 충무무공훈장을 취소했다. 무공훈장은 '전시 또는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에서 세운 공적이 있어야 하는데, 이들은 실제 전투 공적이 없이 훈장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의 이번 조사에서 지난 25일 사망한 '고문 기술자' 이근안,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던 박처원 전 치안감 등이 주요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근안은 생전 16개의 상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식 취소된 것은 1986년 수여된 옥조근정훈장 단 하나뿐이다. 1980년 10·26 사건 이후 '수사업무 기여' 명목으로 받은 국무총리 표창은 46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당시 이근안은 계엄사 합동수사본부에서 제작 거부를 선언한 언론인들을 전기고문과 물고문으로 탄압한 바 있다.

박처원도 보국훈장과 무공훈장 등 13개의 포상을 보유하고 있다. 보국훈장 수훈자의 경우 국가유공자로 분류되어 각종 복지 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현행 상훈법에 따르면 공적이 거짓으로 밝혀진 경우 훈·포장을 취소할 수 있다. 2017년부터는 정부표창규정이 개정되면서 대통령·국무총리·기관장 표창도 박탈할 수 있다. 경찰은 조사를 마무리한 뒤 서훈·표창 취소 대상자를 국무총리실에 보고할 계획이다. 이후 심의위원회를 열어 당사자의 소명을 듣고, 행정안전부에 취소 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다.
지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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