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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외풍취약 경제, 중동전쟁 장기화 사활 건 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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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3. 30. 00:00

/연합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우리나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2.1%에서 1.7%로 0.4%포인트 낮췄다. 유로존 성장 전망치도 기존 1.2%에서 0.8%로 대폭 떨어뜨렸다.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2.9%로 유지된 가운데 유독 한국과 유로존의 하락 폭이 크다는 점이 뼈아프게 다가온다. 전망치 조정의 이유가 이란 전쟁 때문인데, 정작 전쟁 당사자인 미국의 전망치는 인공지능(AI) 효과 등을 반영해 기존 1.7%에서 2.0%로 0.3%포인트 상향조정했다.

이런 전망은 우리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은 데에서 비롯되고 있다. 특히 에너지의 중동 의존도가 심해 원유의 70%, 액화천연가스(LNG)의 20% 이상을 중동에서 들여온다. 하지만 우리나라만큼이나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일본이나 호르무즈 해협 통과 원유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가 종전 그대로라는 점은 이번 이란 전쟁의 가장 큰 불똥이 우리에게 떨어졌음을 일깨운다.

이런 지표는 원화 가치 하락에서도 볼 수 있다. 이달 들어 27일까지 원·달러 환율 평균은 1489.3원으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 3월(1488.87원)보다도 높다. 월간 기준으로는 역대 네 번째다. 중동전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을 대거 매도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 하락 폭도 이달 들어 4.72%(뉴욕 종가 기준)로 주요국 중 가장 컸다. 달러인덱스를 구성하는 주요 6개국 통화 중에 유로가 -2.62%로 원화보다 훨씬 작았고 일본 엔(-2.58%), 영국 파운드(-1.64%), 스위스 프랑(-3.72%), 캐나다 달러(-1.81%), 스웨덴 크로나(-4.68%) 모두 원화 하락 폭에 못 미친다.

성장률 전망치가 크게 하락한 유로존과 한국은 모두 자원 빈국에 제조업 강국이라는 공통점을 가졌다. 중동발 에너지 쇼크가 발생하면 원가 상승으로 물가가 폭등하고 이를 제어할 마땅한 수단이 없다. 금리를 올리자니 안 그래도 취약한 성장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므로 선택이 쉽지 않다.

이번 중동전쟁은 시작 때부터 아시아의 위기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과 일본은 우리보다 충격이 덜한 모양새다. 중국의 에너지 자립도는 84%대로, 최근 10년 사이 꾸준히 높아졌다. 수입선 다변화도 많이 이루어졌다. 덕분에 이번과 같은 에너지 위기 때 경제의 방어막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도 새 정부 들어 과감한 확장재정 정책을 펴면서 산업 경쟁력을 회복하고 내수도 부양한다는 목표를 추진 중이다. 확장재정은 양날의 검이기는 하지만 이번과 같은 비상국면에서의 위기대응에는 힘을 발휘한다.

이번 충격이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고 보면 그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우리는 조기 종전 기대감에만 기대고 있어서는 안 된다. 전쟁 장기화 등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단기 및 중장기 전략의 신속한 수립과 적극적 실행에 정부나 민간 모두 사활을 걸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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