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이 25일 국회 원내대표실 앞에서 민주당의 상임위독식예고 규탄, 법사위원장 야당에 반환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배숙, 나경원, 윤상현, 신동욱 의원. /이병화 기자 |
현재 국민의힘은 17개 상임위 가운데 정무위·재정경제기획위·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등 경제 관련 상임위를 비롯해 7개 상임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그러면서 사법3법 강행 처리 등 정부·여당의 일방적 국정운영에 대한 항의 표시로 상임위 운영을 소극적으로 해온 측면이 있다. 실제 맹성규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인 국토교통위 내 법안심사 소위는 3개월 동안 회의를 중단해, 각종 부동산 대책 관련 법안들이 표류하고 있다. 같은 당 윤한홍 의원이 위원장인 정무위에서도 법안심사 소위가 올 들어 한 차례도 열리지 못해 자본시장법, 상속세법 개정 등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꼭 필요한 민생법안 처리까지 미루고 있는 데 대해서는 국민의힘도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
하지만 국회가 이처럼 공전하는 데는 야당을 무시하고 검찰·사법개혁안 등을 무리하게 밀어붙인 여당의 책임이 더 크다. 진정한 책임정치는 다수 의석의 힘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와 협치를 통해 국민 대다수의 수긍을 이끌어 낼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여당이 엄포를 넘어 실제 상임위원장직을 독식할 경우 지금까지 해온 줄탄핵이나 입법 횡포보다 더 큰 폐해를 낳을지 모른다. 이미 행정·입법부는 물론 사법3법으로 사법부까지 장악한 여당이 국회 상임위마저 손에 넣으면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기 때문이다.
지난 1996년 15대 국회 이래 제1당이 국회의장, 제2당이 법안 최종 관문인 법사위원장을 나눠 맡는 게 관례였다. 국회 운영이 다수결로만 이뤄지면 승자 독식으로 최소한의 견제와 균형마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1대 총선에서 압승하자 18개 상임위원장직을 모두 독식했다. 그 결과 야당에 '독재 프레임'이라는 역공의 빌미를 제공해 직후 보궐선거·지선·대선에서 잇따라 패배했다.
정치권에선 정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가 연임을 노리기 위해 무리하게 상임위원장직 싹쓸이를 추진 중이라는 관측마저 나온다고 한다. 당내 많은 중진 의원들에게 상임위원장과 간사 자리를 나눠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가 개인의 권력 강화를 위한 도구로 전락한다면 더더욱 안 될 말이다. 민주당은 독주 역풍을 막기 위해서라도 공석이 된 법사위원장부터 야당에 돌려주고, 의석수대로 상임위원장직을 배분하는 게 순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