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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위 전기자전거 ‘길막’ 이젠 끝…서초구, 서울 최초 즉시 수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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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기자

승인 : 2026. 03. 23. 14:10

4월 27일부터 점자블록·횡단보도 등 5개 구역 시행
법 사각지대 속 도로교통법·도로법 적극 해석 돌파
전성수 구청장 "가능한 방법 끝까지 찾아 '적극행정' 실행"
통행방해 전기자전거(3)
서초구 내 한 횡단보도에 방치된 전기자전거 모습/서초구
보도 곳곳을 점령하며 '길 위의 무법자'가 된 방치 전기자전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 최초로 서초구가 직접 나섰다.

서초구는 23일 기자설명회를 열고 오는 4월 27일부터 통행을 방해하는 전기자전거를 즉시 수거하는 사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정영준 부구청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전기자전거가 2023년 5230대에서 2025년 4만1421대로 2년 새 8배 가까이 급증했지만 관련 인프라와 관리 체계는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며 "구청이 직접 나서는 것이 가장 빠른 해법"이라고 밝혔다.

구에 접수된 전기자전거 불법 주정차 민원은 2023년 4100건에서 2025년 5300건으로 2년 사이 약 30% 늘었다. 하루 평균 10~15건꼴로 민원이 쏟아지는 셈이다.

문제의 핵심은 법의 사각지대다. 현행 서울시 조례상 킥보드는 불법 주정차 시 즉시 견인이 가능하지만 전기자전거는 견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민간 대여업체들이 견인 규정을 피해 킥보드 운영을 줄이고 전기자전거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한 결과다. 실제로 같은 기간 킥보드는 4만5991대에서 1만4933대로 오히려 급감했다.

구가 지난 2월 지역 내 4개 대여업체를 직접 방문한 결과, 현장 수거인력 3~4명이 여러 자치구의 킥보드와 전기자전거를 동시에 담당하고 있어 신속한 민원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였다. 대부분 업체가 민원 응대도 ARS로 처리하고 있어 주민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구는 '도로교통법'과 '도로법'의 적극 해석을 통해 돌파구를 찾았다. 도로교통법 32~35조에 따른 주정차 위반 조치와, 도로법 74조에 따른 행정대집행법상 계고 절차 생략 특례를 근거로 즉시 수거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경찰청도 교통 위험 우려가 있을 경우 자전거 이동조치가 가능하다고 회신했다. 관련 법 개정은 2023년부터 국회와 서울시에서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사회적 합의 부족 등으로 수년째 계류 중인 상황이다. 구는 법 개정을 마냥 기다리는 대신 현행법의 적극 해석으로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서초구, 통행방해 전기자전거 즉시수거 시행 기자설명회2
정영준 서초구 부구청장이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시 최초 '통행방해 전기자전거 즉시수거' 시행 관련 기자설명회를 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즉시 수거 대상 구역은 5곳이다. △점자블록 및 보도 중앙 △지하철역 진출입구 전면 5m 이내 버스정류소 5m 이내 △횡단보도 3m 이내 △자전거도로다.

특히 점자블록 위에 방치된 전기자전거는 시각장애인의 보행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사안으로 구는 가장 엄격하게 단속할 방침이다. 주민 신고와 자체 순찰을 병행해 3시간 이내 수거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구 홈페이지에 QR 신고 코드를 개설해 신고 편의를 높일 계획이다. 수거된 전기자전거는 별도 보관소로 이동한 뒤 대여업체에 통보해 당일 또는 익일 회수 절차가 진행된다. 견인료·보관료는 현행 규정상 부과 대상이 아니다.

주차 인프라도 함께 정비한다. 기존 97개소의 노후 주차구역을 재정비하고 53개소를 추가 설치해 총 150개소로 확대한다. 지정 구역 주차 시 대여요금 할인을 제공하는 유인책도 업체들과 협의 중이다. 정 부구청장은 "전기자전거를 적으로 보는 게 아니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라며 "이용자 대부분이 나쁜 의도가 아니라 주차 규정을 몰라서 아무 데나 세우는 것인 만큼 홍보와 인프라 확충을 병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성수 구청장은 "무분별하게 방치된 전기자전거는 주민 보행 안전과 직결된 문제"라며 "안 된다고 멈추는 행정이 아니라 가능한 방법을 끝까지 찾아 실행하는 적극행정으로 안전한 보행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구는 향후 경찰·서울시설공단 등과 민·관·경 합동 간담회를 열고 서울시·국토부에 관계 법령 개정도 요구할 방침이다. 구의 이번 선도 사례가 다른 자치구로 확산될 경우 서울 전역의 보행 환경 개선에도 적지 않은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통행방해 전기자전거(1)
인도 위에 방치된 전기자전거 모습/서초구
박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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