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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더는 못 깎는다…대형마트, ‘10원 전쟁’ 멈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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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영 기자

승인 : 2026. 03. 02. 18:00

본 이미지는 AI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본 이미지는 AI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유통업계를 상징하던 대형마트 2강,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10원 전쟁'이 최근 한풀 꺾인 모습입니다. 과거 할인 행사 당일 아침까지 가격표를 고치던 치열한 장면이 더 이상 보이지 않습니다. 고물가와 수익성 악화라는 현실적 제약 속에서, 양사가 각자의 체력에 맞춘 전략 조정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한때 양사의 가격 경쟁은 '최저가' 타이틀을 선점하기 위한 자존심 싸움이었습니다. 특히 삼겹살데이나 꽃게 철 같은 주요 대목에는 상대 사가 가격을 공개하면 즉시 10원이라도 더 낮춰 맞불을 놓는 광경이 반복됐습니다. 일단 '사람이 오면 물건은 팔린다'는 계산 아래 물러서지 않는 경쟁을 벌여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달라졌습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3일 삼겹살데이를 맞아 이마트는 수입산 삼겹살을 100g당 880원에, 롯데마트는 990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가격 격차는 110원으로, 과거 20~30원 차이까지 좁히며 맞붙던 양상과는 온도 차가 감지됩니다.

업계에서는 수익성 부담을 가장 먼저 거론합니다. 원가와 물류비, 인건비가 동시에 오르는 상황에서 지속된 가격 인하는 결국 '제 살 깎아먹기'식 마진 축소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쿠팡 등 이커머스 공세로 대형마트의 가격 주도권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점도 부담입니다. 집객보다 손익 악화를 먼저 떠올리게 하는 구조가 되면서, 상징적 '10원' 경쟁에 뛰어들 유인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입니다.

현재 최저가를 대하는 두 회사의 태도는 엇갈립니다. 먼저 롯데마트는 비교적 '관망'하는 분위기입니다. 현재는 경쟁사 가격에 일일이 대응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지난해 삼겹살데이 행사 때까지만 해도 100g당 890원이던 가격을 690원으로 한 차례 낮추며 공격적으로 나섰던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이마트는 여전히 '최저가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경쟁사가 먼저 가격을 발표하면, 며칠 뒤 이마트가 그보다 더 낮은 가격을 내놓으며 가격 주도권을 다시 가져오는 전략을 구사합니다. 지난해 가을 꽃게 철에도 경쟁사 가격을 확인한 후 당초 계획보다 10원을 더 낮추는 등, 상대의 패를 확인하고 움직이며 최저가 마트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사수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두 회사의 온도 차는 실적 흐름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롯데마트·슈퍼 국내 부문은 현재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48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수익성 측면에서 고전했기 때문입니다. 점포 효율화와 비용 절감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만큼, 상징적 가격 경쟁에 무리하게 뛰어들 여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반면 이마트는 여유가 좀 있습니다. 이마트 할인점 부문은 지난해 872억원의 흑자를 내며 전년 적자(199억원)를 딛고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일정 부분 체력을 회복한 만큼 기존 전략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입니다. 이마트 측은 최저가가 브랜드 포지셔닝의 핵심 요소라고 설명합니다. 결국 같은 가격 경쟁이라도 이를 감내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의 차이가 전략의 차이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장바구니 물가를 걱정하는 소비자로선 가격 전쟁의 소강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잠시 멈춰 선 '10원 전쟁'이 다시 불붙을 수 있을까요.
차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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