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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회동 전날 의도적 악법 통과” 민주 “장동혁 불참, 국민에 대한 무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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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예림 기자

승인 : 2026. 02. 12. 17:55

靑오찬 무산 두고 여야 충돌
물건너간 협치, 팽개쳐진 민생·경제
대미투자특위 출범 첫 날부터 파행
국힘, 국회 보이콧 선언 일정 제동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앞줄 오른쪽 두 번째부터)와 정청래 대표, 이언주 최고위원 등이 설 연휴를 앞둔 1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한복을 입은 의원들과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이병화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청와대 오찬 회동이 한 시간을 앞두고 무산되면서 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더불어민주당이 사법개혁안 등 주요 쟁점 법안들을 일방처리한 것을 문제 삼으며 오찬 불참을 통보했다. 후폭풍으로 국회 본회의마저 파행을 겪는 등 여야 대립이 한층 격상됐다.

장동혁 대표는 12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한 지 두 시간 뒤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아무리 봐도 오늘 오찬은 이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 두 분이서 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청와대 오찬 불참을 선언했다.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을 임명할 당시만 해도 장 대표는 "이 대통령과의 단독 영수회담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이 대통령에게 민심을 생생하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동욱·김민수·양향자·조광한 최고위원 등이 재고를 요청하자, 결국 입장을 선회해 불참을 선언했다.

장 대표가 불참을 선언한 핵심 배경으로는 민주당의 일방적인 법안 처리가 꼽힌다. 장 대표는 "야당 대표를 불러 오찬 회동을 하자고 한 직후에 조희대 대법원장조차도 심각한 우려를 표하는 법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다"며 "정청래 대표는 진정 이 대통령의 엑스맨인가. 이번 오찬 회동이 잡힌 다음에 이런 악법들을 통과시킨 것도 이 대통령을 의도적으로 곤경에 빠뜨리기 위한 것인지 묻겠다"고 비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야당 대표에게 모욕을 주고, 야당을 능멸한 것"이라며 "앞에서는 민생을 논하자면서 밥을 내밀고, 뒤에서는 헌법을 파괴하겠다고 칼을 휘두른 격"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도 "4심제 법안을 논의한 시간은 단 3시간에 불과하다"며 "이 대통령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온 국민을 소송 지옥으로 빠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오히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이 무례하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정청래 대표는 "대통령은 헌법상 국가를 대표하는 행정부 수반인데 이렇게 무례한 것은 국민에 대한 무례"라며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고 말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도 "해괴망측하고 무도한 일"이라고 규정하며 "여당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과감히 법안 처리 속도를 낼 것"이라고 했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사법개혁안의 입법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추 의원은 "재판소원에 대해서는 수시로 열린 법사위 회의, 국정감사에서 다뤄진 바가 있다"며 "법안에 대한 숙의가 없었다거나 날치기였다는 것과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말했다.

설을 앞두고 여야가 '국민통합' 행보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정치적 대립각만 확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욱이 이날 첫 회의를 시작한 대미투자특별법 특별위원회도 개회 46여 분 만에 여야 간 충돌로 중단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 불참하고, 정부·여당 규탄대회를 열었다. '행정통합 특별법(광주·전남, 대전·충남, 대구·경북)'도 여당 주도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여야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고 있다.

명절 연휴 이후에도 여야 간 협치모드가 발동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여야 협치가 아니라 설 명절을 앞둔 이 대통령의 쇼에 불과했다고 본다"며 "사전에 의제를 조율하고 실무 협상을 했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빠져 있었다. 제안 의도 자체가 상당히 불순했다고 판단한다. 진정성도 없었고, 협치할 의사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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