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 2% 넘어 3%대도 겨냥…장거리 타격·핵잠까지
헌법 9조 개정·국민투표, ‘평화국가 일본’의 종언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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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석 매직'이 만든 개헌·군사대국화의 정치 지형
이번 총선에서 자민당은 단독으로 316석 안팎을 확보하며 하원 개헌 발의선(310석)을 크게 넘어섰다. 연립여당 공명당, 개헌에 우호적인 일본유신회와의 연계를 고려하면, 헌법 9조를 포함한 개헌안 발의 자체는 시간 문제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미 집권 초반부터 안보 3대 문서(국가안전보장전략, 국가방위전략, 방위력정비계획)의 조기 개정을 지시하며 방위비 증액과 군사력 강화 노선을 전면에 내세워 왔다. 이번 압승은 이 같은 노선에 '국민의 신임'이라는 정치적 정당성을 부여한 셈이어서, 향후 국회와 내각은 짧은 시간 안에 개헌·안보 법제 패키지를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방위비 2% 넘어 3%대도 겨냥…장거리 타격·핵잠까지
다카이치 내각의 군사력 증강 밑그림은 명확하다. 기시다 정권이 제시했던 '2027년까지 방위비 GDP 대비 2%' 구상을 전제하되, 필요하다면 2% 이상 증액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일본 내부에선 미국이 사실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수준인 3%대 방위비를 요구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제기되며, '강한 일본·방위대국 일본'이라는 정치 슬로건이 그 정당성을 보태고 있다.
구체적인 전력 증강의 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장거리 미사일과 장거리 대공 미사일 등 원거리 타격 수단을 집중 배치해, 공격받기 이전부터 상대 거점을 타격할 수 있는 '반격 능력' 체계를 갖추는 것이 목표다. 여기에 수직발사관(VLS)을 탑재한 차세대 핵추진 잠수함 도입이 정책 구상에 포함되며, 해상에서의 상시 억제·타격 능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자위대의 계급 체계, 군복, 직무 유형을 국제 기준에 맞게 정비하고 통합작전 지휘체계를 강화하는 등 조직 차원의 '준 군대화'도 이미 가시권에 들어왔다. 자위대 인력 확보를 위한 처우 개선과 연금 개편, 각종 무인기 대응 능력과 방공·미사일 방어망 강화를 방위비 증액의 주요 사용처로 묶으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헌법 9조 개정·국민투표: '평화국가 일본'의 종언 시나리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이후 여러 차례 국회 연설과 인터뷰에서, 전쟁 및 무력 사용 포기를 명시한 헌법 9조 개정을 위해 "이른 시일 내에" 국민투표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자민당이 이번에 단독으로 개헌 발의선을 확보하면서, 이 약속은 추상적 구호를 넘어 실질적인 정치 일정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9조 개정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갈래로 거론된다. 첫째, 기존 자민당안처럼 9조 1·2항(전쟁·전력 보유 금지)을 유지하면서 9조에 '자위대 명기 조항'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현재의 자위대를 헌법상 정규군에 버금가는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이다. 둘째, 보다 직접적으로 '전력 보유 금지' 문구를 수정·완화해 해외에서의 무력 행사와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폭넓게 허용하는 방향이다.
다카이치 정권은 방위비 2% 이상 증액, 장거리 타격 능력 확보, 자위대의 역할 확대를 9조 개정과 연동시켜, "현실을 헌법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헌법을 현실에 맞게 고쳐야 한다"는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이는 일본이 사실상 '전쟁 가능한 보통국가'로 재탄생하는 헌정 질서의 대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일 동맹 축으로 북·중·러 견제…역내 군사 지형 재편
다카이치 정부는 미·일 동맹 강화를 방위비 증액과 군사력 증강의 핵심 명분으로 삼고 있다.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의 한 축으로 일본의 역할 확대를 요구하는 가운데, 도쿄는 "자주적 억제력과 동맹 내 위상 제고"를 내세우며 장거리 타격·미사일 방어망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중국의 해양 진출, 러시아의 극동 군사력 강화를 '3중 위협'으로 규정해 군사대국화의 명분을 쌓는 모습이다. 일본이 장거리 미사일과 핵잠을 확보하고, 집단적 자위권을 전제로 한 연합작전 능력을 강화할 경우, 그 작전 범위는 한반도는 물론 대만해협과 남중국해까지 포괄하는 역내 군사 지형의 중대한 변수가 될 수 있다.
한국 국방안보·외교의 새 변수…'협력과 경계'의 이중 과제
일본의 군사대국화는 한국에 양면적 도전을 던진다. 한편으로는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미·일 3각 안보협력 강화, 미사일 경보·요격체계 연동, 해상·공중 감시 강화 등에 기여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역사·영토 문제와 맞물려 한국 내 여론 반발, 일본의 유사시 한반도 개입 시나리오를 둘러싼 법적·정치적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심도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헌법 9조 개정과 자위대의 군대화가 현실화될 경우, 일본 자위대(혹은 장차 '국군')의 활동 범위와 임무에 한반도가 어떻게 위치 지어지는지에 따라, 서울의 대일 전략·안보 법제, 작전계획의 전면적인 재점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본의 '전쟁 가능한 보통국가화'가 한·일 관계에서 협력과 견제가 교차하는 새 시대를 여는 셈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高市 早苗) 프로필
생년월일: 1961년 3월 7일, 일본 나라현 (나라현 야마토코리야마시 출생)
현 직책: 일본 제104대 내각총리대신, 자민당 총재(2025년 10월 21일 취임) 일본 역사상 첫 여성 총리 겸 첫 여성 자민당 총재
정치 입문: 1993년 무소속으로 중의원에 당선되어 정계 입문 (현재 10선)
학력: 고베대학 경영학부 졸업, 마쓰시타 정경숙(5기) 수료
주요 경력: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총무상, 경제안보담당상 등을 역임하며 당내 대표적 강경 보수·우익 인사로 부상.
정치 성향: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역사교과서 우경화, 헌법 9조 개정, 방위비 대폭 증액을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강한 일본' 노선의 상징적 인물.
집권 후 기조: 안보 3대 문서 조기 개정, 방위비 GDP 2% 이상 증액, 자위대의 역할과 활동 범위 확대 등을 핵심 국정과제로 제시.
☞일본 국방안보 3대 문서, 무엇을 바꾸나
국가안전보장전략(NSS)
일본 안보·외교의 최상위 전략 문서로, 위협 인식과 국가 목표, 동맹·파트너십 방향을 규정. 다카이치 개정안에선 중국·북한·러시아를 '사실상의 잠재 적성국'에 가깝게 규정하고, 장거리 타격·우주·사이버·전자전 등 새로운 전장 영역을 강조할 전망.
국가방위전략(NDS)
자위대의 임무, 작전 개념, 전력 운용 원칙을 담는 중간 단계 전략.
'전수방위' 원칙을 유지하되, 반격 능력 보유와 집단적 자위권 운용을 넓히는 방향으로 수정될 가능성이 크다.
방위력정비계획(FX)
향후 5~10년간의 전력 증강 계획, 예산·장비·병력 구조 개편 로드맵을 제시.
장거리 미사일, 핵추진 잠수함, 미사일 방어망, 무인기 대응체계 등 '완전한 군대 수준'의 전력을 갖추는 방향으로 재설계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헌법 9조 개정, 이렇게 진행될까
1단계: 개헌안 마련·발의
자민당·일본유신회 등 개헌 세력이 9조 개정안을 조율해 중의원·참의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발의.
2단계: 국민투표
개헌안 발의 후 60~180일 사이에 국민투표 실시. 유효투표의 과반 찬성 시 개헌안 확정.
다카이치 정권은 "이른 시일 내" 9조 개정 국민투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선거 압승을 발판으로 정치적 모멘텀을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3단계: 자위대의 '군대화' 법제 정비
헌법상 지위가 명확해진 자위대를 전제로, 군형법·군사법원·작전권·군비통제 등 관련 법제를 손질해 사실상의 '일본군'으로 재편.
해외 파병, 집단적 자위권 행사 범위 확대, 동맹국 방위에 대한 책임 증대 등으로 일본의 군사 역할은 질적으로 새로운 단계에 진입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