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1조 확보로 PF 방어력도 강화…‘재무 건전성’ 회복 속도
성동·송파서 연이은 수주…"르엘 앞세워 브랜드 입지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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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대표가 강조하는 의사결정은 '선택과 집중'이다. 장기간 자금이 묶이고 변수가 많은 대형 프로젝트보다, 수요가 확실한 서울 핵심지 정비사업에 역량을 우선적으로 집중하는 전략이다. 이에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LE-EL)'의 위상이 높아지는 흐름과 오 대표의 선별 수주 기조가 맞물리며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업계 평가가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오일근 대표 취임 이후 재무 안정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목표로, 지난해 3분기 기준 214%의 부채비율을 최근 170%대로 개선한 데 이어 이를 지속적으로 100% 중반대 유지하는 것을 잠정적 목표로 정했다.
지난해 9월 말 연결 기준으로 롯데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등 만기 도래 규모는 올해 4분기까지 약 4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대응해 롯데건설은 최근 신종자본증권 발행과 금융기관 대출 등을 통해 1조원 이상의 예금을 확보하며 유동성 방어력을 강화한 바 있다.
그럼에도 현재 회사의 만기 구조 자체가 가볍지 않은 만큼, 안정적인 현금 창출이 가능한 사업 확보를 위해 업계는 오 대표가 그 핵심 카드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다고 보고 있다. 수요가 검증된 서울 핵심지 정비사업 수주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다.
이는 오 대표가 롯데자산개발 등을 거친 부동산 개발 전문가라는 점도 그룹 내 대규모 복합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수익성 회복이라는 과제에 맞물리며 경영 전반에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을 전면에 내세워 연초부터 정비사업 수주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르엘을 앞세워 수익성이 검증된 정비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부임 직후 주택사업본부를 개발사업본부로 재편하고 수주와 엔지니어링 기능을 분리한 조직 개편 또한 서울 핵심지 정비사업에 보다 정교하게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반면 오 대표의 롯데건설은 부산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에는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를 두고 공사 난이도가 높고 사업 기간이 길어 수익성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 잠재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차단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롯데건설이 이미 4조원이 넘는 관급 토목 수주 잔액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가덕도 같은 초대형 장기 프로젝트를 추가로 떠안을 필요성이 크지 않았다는 의견이다.
올해 정비사업 집중 전략은 수주 성과로도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최근 롯데건설은 서울 성동구 '금호21구역 재개발' 사업을 수주하며 총공사비 6000억원대 프로젝트를 확보했다. 지난달 따낸 4840억원 규모의 서울 송파구 '가락극동아파트 재건축'과 함께 올해 누적 정비사업 수주액은 1조1082억 원으로, 단숨에 '수주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롯데건설은 가락극동 재건축에 이어 금호21구역에도 고급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1조3600억원 규모의 '성수4지구 재개발' 역시 르엘을 앞세워 수주전까지 뛰어들며, 서울 핵심지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수익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을 보다 분명히 하고 있다. 회사 측은 "금호21구역에 하이엔드 상품성을 목표로 한 혁신안을 제안하며 입찰에 참여했다"며 "정비계획 변경을 전제로 단지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이 안은 향후 인허가와 설계 확정 과정에서 조합과 협의해 구체화할 예정이며, 현재로서는 하이엔드 방향성을 최우선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르엘 확대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비용 관리와 PF 리스크는 여전히 오 대표가 풀어야 할 과제로 지목된다. 하이엔드 단지 특성상 고급 자재와 특화 설계가 필수적인 만큼, 원자재 가격 상승 기조 속에서 공사비 부담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성수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롯데건설은 과거 대비 프로젝트 규모가 대형화되고, 개발사업 지분 참여나 PF 보증 등으로 사업 구조가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대형 주택 개발사업의 원활한 진행 여부와 분양 성과가 회사의 사업 안정성과 영업 실적 전반에 중대한 변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롯데건설 관계자는 "현재 수익성이 우수한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동시에 중장기적인 미래 성장 역량 확보를 위해 고부가가치 사업 발굴에도 지속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