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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업 성장의 변곡점, 인재 채용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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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1. 29. 15:28

노현국
노현국 위더스파트너스(주) 대표이사
기업의 성장은 언제나 인재 채용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기업의 성장에 있어서 필요한 인재를 적시에 채용할 수 있을 때 기업은 한단계 더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이 성장하는데 있어서 어느 정도의 성장까지는 기존의 인력으로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 단계 도약을 위한 변곡점을 어떻게 지나느냐에 따라서 기업마다 성장의 추진력을 얻을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현재의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나 오히려 퇴보할 수도 있다.

오늘날 많은 기업이 인재 채용의 중요함을 잘 알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적합한 인재 채용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되돌아봐야 할 측면이 많다. 대부분의 기업은 가능한 한 높은 수준의 스펙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최고 수준의 스펙을 갖춘 인재를 영입했음에도 조직의 성과는 기대만큼 나오지 않거나, 오히려 내부 혼란과 조기 이탈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우수 기업 출신이라는 타이틀은 채용에 있어서 여전히 강력한 고려 요소로 작용하지만, 이러한 타이틀이 새로운 조직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이는 채용의 본질이 '가장 뛰어난 사람'을 찾는 문제가 아니라, '지금 우리 회사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찾는 문제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기업은 하나의 유기체다. 기업은 각자 특유의 특성을 갖고 유기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고 서로 영향을 준다. 아무리 우수한 인재라 할지라도 환경이 다른 회사에서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기업의 조직 규모와 성장 단계, 산업 특성에 따라 필요한 역량의 조합은 완전히 달라진다. 기존의 인력으로서 성장의 한계를 느끼는 상황에서 기업은 반드시 외부로부터 인재를 영입해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다.

여기서 인재 채용에 있어서 가장 고려해야 할 점은 채용하고자 하는 사람 중에 누가 가장 뛰어난가가 아니라, 지금 우리 회사의 조건과 상황에서 어떤 사람이 실제 성과를 낼 수 있는가다. 이 기준을 놓치는 순간, 가장 뛰어난 인재를 채용했다 할지라도 회사 환경에 잘 녹아들면서 회사가 지향하는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단순한 채용 실패를 넘어 지금까지 유지되어 온 회사의 조직 문화와 그가 속한 팀의 에너지가 고갈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 시스템이 완성된 대기업과 시스템을 완성해 나가는 중견·중소기업에서 인재의 역할은 다르다. 지난 15년이 넘는 기간 수많은 기업에 인재를 추천하면서 대기업의 시스템과 중견·중소기업은 시스템의 완성 정도가 사뭇 다르다는 것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직원의 업무는 완성도가 높고 체계적이라면 중견·중소기업은 시스템보다는 사람에 의존해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대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는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담당 업무와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담당 업무 안에서 효율을 극대화하면서 성과를 내는 능력이 중요하다. 창의성도 중요하지만, 뚜렷한 업무 목표에 대한 일관성과 안정성이 더 높은 가치를 갖는 환경이다.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얽힌 조직 구조 속에서 커뮤니케이션과 협상 능력은 필수 역량이 된다.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협상능력은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 속에서 업무 성과를 내기 위해 자원을 확보하고 협력을 이끌어내는 실질적인 실행력에 가깝다.

반면에 중견·중소기업은 대기업과는 다른 인재상을 요구한다. 시스템의 완성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자원이 부족한 기업에서는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유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직무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환경에서 기획과 실행, 운영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열려있는 멀티형 인재가 필요하다. 예산과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결과를 만들어내는 실행력, 즉 '헝그리' 정신은 중견·중소기업에서 인재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하면서 현실적인 기준이 되어야 한다. 불완전한 환경에서라도 답을 만들어내는 태도가 곧 경쟁력이 된다. 이 과정에서 회사의 성장을 개인의 성장으로 이해하고 함께 성장하려는 인식, 즉 회사에 대한 충성심(loyalty)이 있는 인재가 중견·중소기업에서는 가장 필요로 하는 인재다.

여기에 업종별 특성까지 고려하면 인재 채용의 복잡성은 더욱 커진다. 제조업은 작은 실수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창의성보다 성실성과 디테일, 안전 의식이 우선된다. IT와 서비스 산업에서는 현재의 지식보다 학습 민첩성과 사용자 중심 사고가 더 중요하다. 영업과 유통 분야에서는 현장의 변수에 즉각 대응하는 적응력과 강한 승부욕이 성과를 좌우한다. 같은 규모의 기업이라도 업종에 따라 인재 평가의 가중치는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

이러한 구조를 인식하지 못한 채, 지원자의 성과를 순수한 개인 능력으로 오해하고 시스템이 부족한 환경에 들어오면 극심한 무력감을 느낄 수 있다. 중견·중소기업의 원칙은 단순하다. 최소한의 인력으로 최대한의 매출을 만들어야 하고 개인도 회사와 함께 성장해야 한다. 중견·중소기업의 경우는 새로운 직원이 들어 왔을 때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입사하면 바로 현업부서에 투입되어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인수인계를 받는 기간도 길지 않다. 자신의 상사가 누구냐에 따라서 새로운 조직에서 얼마나 빨리 적응하고 성과를 내는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중견·중소기업의 인사담당자는 자기 기업보다 큰 기업의 경력을 가진 사람을 좋아한다. 특히 대기업 경력을 가진 사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많은 중견·중소기업에서는 자기 기업의 부족한 부분의 돌파구를 마련해 줄 것을 기대하고 대기업 경력자를 채용하고 있다. 그러나 앞에서 말한 것처럼 시스템이 완비된 대기업 경력자가 대기업 수준의 체계화된 시스템이 완성되어 있지 않은 중견·중소기업에 적응해서 원하는 성과를 내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결국 대기업 경력자의 경우 적응하지 못하고 길지 않은 시간에 조기 퇴사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렇게 되면 채용하는 회사와 입사하는 경력직 지원 모두 손해가 된다.

해답은 우리 회사에 맞는 채용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다. 유명 기업의 채용 공고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기업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와 행동 기준, 업무 역량을 명확히 정의하고,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면접 질문을 설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스템이나 메뉴얼이 없는 상황에서도 어떻게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여 성과를 냈던 사례가 있었는지,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 해결 방식을 탐색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다각도의 관점을 반영한 구조화된 면접을 통해, 최고의 인재를 채용한다는 관점보다는 우리 회사의 직무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으면서 부족한 자원과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극복하면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우리 회사에 적합한 인재 (Right People)인지를 확인하고 그런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얼마나 유명한 회사를 거쳤는지가 아니라, 지금 우리 조직의 빈자리를 얼마나 정확히 메워줄 수 있는가이다. 이제 인재 채용에 있어서 관점을 바꿔야 한다. 누가 가장 뛰어난가가 아니라, 누가 우리 회사와 함께 험난한 여정이라 할지라도 끝까지 완주할 수 있는가이어야 한다.

/노현국 위더스파트너스(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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