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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마침내 ‘그래미’ 벽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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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

승인 : 2026. 01. 29. 12:27

로제 '아파트'·케데헌 '골든' 본상 도전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K팝의 '팝'적 요소가 뚜렷하게 드러난 사례"
로제
로제/더블랙레이블
케이팝데몬헌터스
'케이팝데몬헌터스'/제공=넷플릭스
K팝 장르의 그래미 어워즈 역대 최초 본상 수상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OST 수록곡 '골든'은 다음 달 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리는 제68회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에서 본상 '송 오브 더 이어'를 비롯해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이와 함께 DJ 겸 프로듀서 데이비드 게타가 '골든'을 리믹스한 '골든 데이비드 게타 리믹스'가 '베스트 리믹스드 레코딩', OST 앨범이 '베스트 컴필레이션 사운드트랙 포 비주얼 미디어' 후보에 오르는 등 모두 5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로제가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협업한 '아파트'는 '송 오브 더 이어' '레코드 오브 더 이어'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3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려, '골든'과 본상 주요 부문을 다툰다. 또 하이브가 제작한 글로벌 걸그룹 캣츠아이는 '베스트 뉴 아티스트'와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다.

그동안 여러 K팝 아티스트들이 그래미 본상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방탄소년단(BTS)은 63회부터 65회까지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수상을 3년 연속 노렸으나, 트로피를 거머쥐지 못했다.

그래미는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 투표로 수상작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상업적 성과뿐 아니라 음악적 완성도와 산업 기여도를 종합 평가한다. 이 같은 심사 방식은 글로벌 흥행을 거둔 K팝이 본상 문턱을 넘기 어려웠던 배경으로 지목돼 왔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골든'과 '아파트'는 북미 라디오, 스트리밍, 영상 산업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주류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우선 '골든'은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 통산 8주 1위를 기록한데 이어, 골든글로브와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주제가상을 받아 높은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애니메이션 OST가 독립적인 글로벌 히트곡으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산업적 의미도 크다. '아파트' 역시 '핫 100'에서 3위까지 올랐고,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에서 '송 오브 더 이어'를 수상하며 대중은 물론 평단까지 사로잡았다.

전문가들은 두 곡이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서는 비교적 높은 수상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송 오브 더 이어'와 '레코드 오브 더 이어' '앨범 오브 더 이어' 등 본상 부문에서는 여전히 높은 장벽이 존재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케데헌'과 '아파트'는 과거 우리가 인식해 왔던 K팝과는 다른 팝에 가까운 성격을 지닌 음악"이라며 "K팝의 '팝'적 요소가 뚜렷하게 드러난 사례로 특히 '아파트'가 이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제는 K팝이 그래미에서 상을 받는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 단계에 와 있다"고 말했다.

정 평론가는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 음악들이 수상하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라며 "'케데헌'의 수상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부른 OST가 후보에 오른 점 자체가 상징성이 크고 콘텐츠 간 결합 효과가 글로벌 시장에서 크게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박송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번 후보 구성은 K팝이 그래미 핵심 부문 경쟁 체계 안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며 "다만 특정 협업과 글로벌 성과에 기반한 조건부 진입 성격이 강해 완전한 주류 편입으로 보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반복적인 후보·수상 성과가 이어질지가 구조적 변화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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