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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증인 0명, 자료 0건… 이혜훈 ‘맹탕 청문회’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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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1. 14. 00:00

/연합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은 하나하나가 결코 가볍지 않다. 갑질, 부동산 투기, 부정 청약, 아들 군 복무 특혜 등 의혹은 공직 후보자에게 요구되는 도덕성·공정성·준법 정신을 정면으로 훼손하는 사안들이다.

이런 의혹들에도 불구하고 인사청문회는 정작 '증인 0명, 제출 자료 0건'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하나 마나식 맹탕 청문회'가 우려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증인 채택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12일 전체 회의를 열고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개최안을 의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여야가 증인 채택 합의에 실패하면서 회의는 시작도 하지 못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을 규명하려면 전직 보좌진과 국토교통부 관계자 등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경제부처 수장 인사청문회는 증인을 채택하지 않는 게 관행"이라며 거부하고 있다. 말로써 없는 관행까지 만들면서 인사청문회를 형해화(形骸化)하겠다는 의도와 다름없다.

인사청문회가 후보자의 말솜씨 경연장이 아님에도 민주당 스스로 의혹에 대한 면죄부를 주려는 듯한 태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불과 얼마 전까지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의 국회 증인 불출석을 두고 "국민과 국회 무시", "무책임" 등으로 맹비난했던 민주당 아니었던가. 그런데 정작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증인 채택 자체를 하려 하지 않는 것은 증인도 진영논리에 따라 가려서 채택 여부를 정하겠다는 그야말로 '이중잣대'다. 이에 편승해 이 후보자는 청문회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으며 버티고 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이 후보자 측에 요구한 자료는 60여 건에 달한다.

이 후보자 측은 "아직 기준이 없다"며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청문회 제출 자료는 후보자의 도덕성을 비롯해 자질과 능력 등을 검증하는 핵심 근거가 된다. 그런데 이를 제출하지 않는 것은 각종 의혹을 덮고 넘어가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후보자 스스로 신뢰를 포기하는 행동이기도 하다. 증인 채택을 거부하는 민주당과 청문회를 무시하는 듯한 이 후보자가 마치 난형난제(難兄難弟) 모습을 보이는 듯하다. 증인 채택을 거부하고,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태도는 청문회를 무력화하겠다는 것 말고 다른 의도로는 설명이 안 된다. 정말 떳떳하다면 증인을 피할 이유가 없다. 문제가 없다면 자료 제출을 안 할 사유도 없다.

모든 의혹은 검증을 피할수록 더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마련이다. 민주당과 이 후보자는 증인 없고, 자료 없는 맹탕 청문회 감행이 국민적 지지를 얻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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