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개봉하는 영화 '하트맨'은 재회의 순간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첫사랑이지만 다시 만난 이후의 삶은 각자의 선택에 달려 있음을 유쾌하면서도 담담하게 보여준다.
대학 시절 록밴드의 리드 보컬이었지만 지금은 악기점을 운영하며 살아가던 승민(권상우)은 어느날 고백 한 번 하지 못한 채 멀어졌던 첫사랑 보나(문채원)를 다시 만난다. 승민은 보나와 다시 가까워지기를 원하지만 딸이 있는 '돌싱'이라는 사실을 숨겨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다. 영화는 이처럼 승민이 보나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갖게 되며 벌어지는 일들을 코미디로 보여준다. 그럼에도 인물들의 감정보다 관계가 이어지는 과정에 시선을 둔다.
딸의 존재는 승민과 보나의 관계에 중요한 변수가 된다. 두 사람의 선택은 의도와 다르게 흘러가고 이러한 어긋남이 코미디의 리듬을 만든다. 그러나 인물의 감정은 가볍게 소비되지 않는다. 배우들의 연기가 이러한 분위기에 깊이를 더한다. 권상우는 '승민'이라는 인물을 과장하지 않은 톤으로 끌고 간다. 감정이 앞서기보다 선택의 순간에 집중하며 인물이 흔들리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쌓아 올린다. 문채원은 '보나'를 통해 재회의 설렘과 현실적인 판단이 교차하는 지점을 절제된 감정선으로 표현한다. 박지환과 표지훈은 주변 인물로서 장면의 호흡을 조절하며 코미디의 완급을 맞춘다.
'하트맨'은 두 사람이 같은 감정을 품고 있는지보다 같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지를 묻는다. 대학 시절 회상 장면은 승민의 과거를 정리하는 역할을 한다. 축제의 소란, 즉흥적인 공연, '앰뷸런스'라는 밴드 이름이 불러오는 과장된 농담까지 청춘의 에너지가 빠르게 스친다. 동시에 무대 위에서 벌어진 한 사건은 승민의 이후를 규정하는 기억으로 남아 있다. 영화는 이 사건을 직접 설명하기보다 현재의 승민이 왜 특정 상황을 피하고 머뭇거리는지를 통해 과거를 환기한다. 보나는 첫사랑이라는 이미지에 머물지 않는다. 여러 언어를 구사하고 개인 사진전을 준비하는 인물로 자신이 선택해 온 삶의 방향을 분명히 지닌 사람으로 등장한다. 결혼이나 육아에 대해 특정한 답을 전제하지 않는 그의 태도는 승민과의 관계에서도 중요한 기준이 된다.
'하트맨'은 다시 만난 사랑이 향해야 하는 결말을 미리 정해두지 않는다. 대신 과거의 감정과 현재의 조건이 충돌하는 순간들을 차분히 배열하며 사랑을 지키려는 선택, 말하지 못한 사실, 이로 인해 달라지는 관계의 균형을 은은하게 보여준다. 관람 등급 12세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