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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비판이 왜 단견인지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인천국제공항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인천공항은 대한민국 정부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건설비용도 국가가 댔다. 하지만 그 공항을 이용해 돈을 버는 주체는 누구인가. 항공사들이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같은 사기업이 활주로를 누비며 영업이익을 챙긴다. 그렇다고 해서 그 누구도 공항 건설을 두고 "항공사 재벌을 위한 특혜"라고 비난하지 않는다. 공항이 존재함으로써 발생하는 물류 흐름, 관광 수입, 국가 경쟁력 제고라는 공익적 가치가 특정 기업의 이익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이를 우리는 '사회간접자본(SOC)'이라 부른다.
지금 반도체는 20세기의 고속도로나 공항과 다름없는 '21세기 핵심 안보 인프라'다. 반도체 공장이 멈추면 자동차도, 스마트폰도, 심지어 국가 방위 시스템도 멈춘다. 개별 기업의 공장을 넘어 국가 생존을 위한 필수 기반 시설이 된 것이다. 경쟁국인 미국, 중국, 일본이 보조금을 살포하며 자국 내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들은 반도체를 기업의 비즈니스가 아닌 국가 대항전의 무기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대기업 퍼주기'라는 낡은 논리에 갇혀 지원을 머뭇거린다면, 이는 곧 국가 미래 경쟁력을 스스로 훼손하는 자해 행위나 다름없다.
더욱이 상장기업에 대한 지원은 결코 사유화로 끝나지 않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요 주주는 다름 아닌 국민연금이다. 정부 지원으로 기업의 가치가 오르고 배당이 늘어나면, 그 과실은 국민연금 재정 확충으로 이어져 결국 국민의 노후 자금이 된다. 또한 반도체 클러스터는 수천 개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중소기업이 먹고사는 생태계의 젖줄이다. 대기업 하나를 돕는 것이 아니라, 산업 생태계 전체에 혈액을 공급하는 일이다.
이제는 '반도체 지원=특혜'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인천공항을 짓는 마음으로 반도체 전력망을 깔고 용수관을 묻어야 한다. 그것은 특정 기업을 위한 선심이 아니라, 치열한 기술 패권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국가가 마땅히 감당해야 할 투자이자 책무다.
/신현한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